여성단체, 박원순 사건 피해자에 '암컷' '꽃뱀' 운운한 진혜원 검사 징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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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박원순 사건 피해자에 '암컷' '꽃뱀' 운운한 진혜원 검사 징계 촉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01.21 11:38
  • 수정 2021.03.16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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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혜원 검사, 박원순 사건 피해자를 '암컷' '꽃뱀', 사법부를 '나치 돌격대'에 빗대 맹비난
여성정치네트워크·진보당 등, 서울동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 진 검사 발언 강력 성토
"진혜원 검사는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와 대한민국 성폭행 피해자에 2차 가해를 멈추라"
"법무부와 검찰총장은 검사로서 직무를 유기한 채 2차 가해를 하는 진 검사를 해임하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불꽃페미액션,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진보당 등 여성·시민단체들은 21일 서울동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겨냥해 '암컷' '꽃뱀' 운운한 진혜원 검사를 징계하라고 촉구했다. (사진=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페이스북)copyright 데일리중앙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불꽃페미액션,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진보당 등 여성·시민단체들은 21일 서울동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겨냥해 '암컷' '꽃뱀' 운운한 진혜원 검사를 징계하라고 촉구했다. (사진=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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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여비서 성폭행·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암컷' '꽃뱀', 사법부를 '나치 돌격대'에 빗대 비난한 서울동부지검 진혜원 검사의 징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불꽃페미액션,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진보당 등 여성·시민단체들은 21일 서울동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무부와 검찰총장은 '암컷' '꽃뱀' 운운하며 2차 가해하는 진혜원 검사를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조성필)는 지난해 4월 14일 동료 직원 B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시장 비서실 전 직원 A씨의 판결에서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다. 

A씨의 성폭행 피해자인 B씨는 박원순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사람이다.

조성필 재판장은 이날 A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B씨가 박원순 전 시장이 보낸 여러 문자를 받았다는 진술을 언급하며 "이런 진술에 비춰보면 피해자가 박 전 시장 성추행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건 사실"이라고 했다.

재판부의 이번 판결은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가 가해자 A씨에 의해 발생된 것이긴 하나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같은 날 동부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법부를 '나치의 돌격대'에 빗대 맹비난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재판부를 '극우 테러에 재미를 본 나치'의 돌격대에 비유한 것이다. 

다음 날인 15일 밤에는 '꽃뱀은 왜 발생하고, 왜 수 틀리면 표변하는가'라는 글을 올려 박원순 전 시장과 A씨의 성추행 및 성폭행 피해자인 B씨를 겨냥했다.

이 글에서 진 검사는 여성을 속되게 이르는 '꽃뱀'이라는 표현을 무비판적으로 사용하고 권력형 성폭력 피해를 자신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 상승을 위한 영리하고 음란한 암컷의 '순수하고 순결한 척하기'로 폄훼했다.

이에 대해 여성단체들은 검사로서의 진정성과 사법부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진 검사의 징계를 강력히 요구했다.

진혜원 검사는 또 박원순 전 시장 사망 사흘이 지난 지난해 7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시장과 팔짱을 끼고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을 올렸다. 당시 진 검사는 '권력형 성범죄 자수합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이른바 '박원순 성추행' 사건에 물타기를 했다. 

안소정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사무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고 성폭력 피해자 및 대한민국 여성의 인권을 유린하는 진혜원 검사를 신속히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그의 2차 가해를 멈추고 법과 국민의 수호자로서의 사법부와 여성의 인권을 바로 세워주길 요구한다"고 말했다.

피해자에게 사과를 해야 마땅함에도 검사로서의 직무를 유기한 채 2차 가해를 지속하는 진혜원 검사를 해임 또는 파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희진 진보당 인권위원장은 규탄발언을 통해 "진혜원 검사의 2차 가해는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여성들과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검찰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행위"라며 진 검사의 해임을 촉구했다.

이가현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활동가는 박원순 성추행 사건 관련해 진혜원 검사의 그간의 발언을 언급하며 "당신의 발언은 그 누구에게도 쓸모없는 쓰레기 발언이었다"고 규탄했다.

특히 "자신이 한 말을 자신이 반박해 버리니 '진혜원의 적은 진혜원'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진혜원 검사를 향해 '박원순 사건' 피해자와 대한민국 성추행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여성단체 대표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동부지검 민원실을 방문해 진혜원 검사 징계를 촉구하는 진정서을 제출했다.

여성단체 대표들이 21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송파구 남인순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모여 "성폭력피해자의 용기 있는 외침을 막은 남인순 국회의원은 사퇴로써 사죄하라"고 주장하며 항의서한을 남 의원 사무실에 전달했다. (사진=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copyright 데일리중앙
여성단체 대표들이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남인순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 모여 "성폭력피해자의 용기 있는 외침을 막은 남인순 국회의원은 사퇴로써 사죄하라"고 촉구한 뒤 항의서한을 남 의원 사무실에 전달했다. (사진=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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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오전 11시30분에는 서울 송파구 남인순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남인순 의원에게 보내는 항의서한을 통해 "성폭력피해자의 용기 있는 외침을 막은 남인순 민주당 국회의원은 사퇴로써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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