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두 달 지난 대통령 국정 지지율 30%대 매우 이례적... 국정동력 확보에 어려움 예상
역대급 비호감 대선에다 잇따른 인사 실패, 경제문제, 김건희 여사 행보 등이 '상승 작용'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30%를 맴돌며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여론은 60%대까지 치솟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중도층뿐 아니라 지지기반인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에서까지 흔들리고 있어 국정동력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30%대 초반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의 임기 말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제 막 임기 두 달이 지난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이처럼 30%대까지 떨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대통령선거가 역대급 비호감 선거인데다 '니편, 내편'으로 딱 갈라 치러진 격렬한 진영 대결이었다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은 윤 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내놔도 긍정평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잇따른 인사 실패, 김건희 여사 행보에 대한 부정 여론, 나빠진 경제 문제 등이 상승 작용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5일 발표된 한국갤럽과 미디어토마토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과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면서 국정운영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만 18세 이상 국민 1003명(무선 90%, 유선 10%)에게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응답률 10.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자의 53%가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평가했다.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32%에 불과했다. 나머지 15%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5%, 모름/응답거절 10%).
윤 대통령이 현재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지지층(62%), 성향 보수층(53%), 70대 이상(51%) 등에서 많은 편이었다.
반대로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민주당 지지층(85%), 성향 진보층(80%), 40대(71%) 등에서 두드러졌다.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6월 둘째 주 53%에서부터 이번 주 32%까지 연속 하락했다. 같은 기간 부정률은 33%에서 53%로 20%포인트 상승했다. 한 달 만에 이렇게 극심한 지지율 변화가 생긴 것이다.
2주 전까지는 주로 성향 중도층과 무당층에서의 변화였으나 지난주에는 윤 대통령에 호의적이던 고령층, 국민의힘 지지층, 성향 보수층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부정 기류가 공통되게 나타났고 이번 주까지 이어졌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들(318명, 자유응답)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소통'(10%), '결단력/추진력/뚝심' '전 정권 극복'(이상 6%), '전반적으로 잘한다'(5%) 등을 주로 꼽았다.
부정 평가자들(536명, 자유응답)은 '인사'(26%), '경험·자질 부족/무능함'(11%),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10%), '소통 미흡' '독단적/일방적'(이상 5%)을 많이 지적했다.
긍정 평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기자들과 일문일답하는 도어 스테핑(door stepping)을 소통으로 보는 반면 부정 평가자들은 일방적인 '정치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정당 지지도 국민의힘 38%, 민주당 33%,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층 23%, 정의당 5%로 조사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 국민의힘 지지도가 40%를 밑돌기는 처음이다.
지난주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3%포인트 내렸고 민주당은 3%포인트 오르면서 두 정당의 지지율 격차도 한 자릿수로 줄었다.
3월 대통령선거 직전부터 5월 첫째 주까지 두 당 지지도가 비등했으나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국민의힘은 상승하고 민주당은 하락해 격차가 커졌다. 국민의힘은 6월 지방선거 직후 점진 내림세을 보였고 민주당은 30% 안팎을 유지해왔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2~13일 만 18세 이상 국민 1015명(100% 무선)을 대상으로 임의전화걸기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응답률 3.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64.7%가 부정평가했다. 국민 10명 가운데 6,7명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긍정평가한 응답은 32.6%였고 나머지 2.7%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부정평가는 30대(73.3%)와 40대(79.1%)에서 70%를 웃돌았고 광주/전라(82.1%)에서는 80%를 넘었다.
전통적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51.4%), 부산/울산/경남(54.4%)에서도 부정평가가 50%를 넘어섰다. 60대 이상에서는 긍정평가 47.9%, 부정평가 47.8%로 두 의견이 팽팽했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행보에 대해서도 10명 가운데 6명 이상(64.9%)이 부정평가했다.
김 여사의 행보를 긍정평가한 응답은 31.0%에 그쳤다. 4.2%는 '잘 모름'.
모든 연령대와 지역에서 김 여사의 행보에 대해 긍정평가보다 부정평가가 더 많았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5.4%, 국민의힘 35.6%, 정의당 3.3%, 기타정당 2.0% 순으로 나타났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13.7%('없음' 12.6%, 잘 모름 1.1%)로 집계됐다.
두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