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의 약속과 통합은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 심판을 위한 기본 전제
최종 거취는 당 지도부(최고위원회)의 답을 들은 뒤에 결심할 듯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당 전략공관위의 공천 배제(컷오프) 결정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며 당 지도부의 재고를 요청했다.
앞서 당 전략공관위는 지난 27일 임종석 전 실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뛰고 있는 서울 중·성동갑 지역구에 임 전 실장을 배제하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 공천했다.
서울 중·성동갑은 한양대가 위치하고 있고 주변에 왕십리역과 행당역이 있는 곳으로 한양대 총학생회장이자 전대협 3기 의장 출신인 임 전 실장이 김대중 대통령의 젊은피 수혈로 정치에 입문해 2000년 16대 총선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4선 중진인 이세기 전 의원을 단박에 꺾고 국회에 입성한 상징적인 곳이다.
반면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에게는 이곳이 별다른 인연이나 연고가 없다.
임종석 전 실장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이 자신을 컷오프한 데 대해 "왜 이렇게까지 하는 지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당 지도부의 재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가 중·성동갑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해 전현희 전 위원장을 전략공천한 것은 당내 가장 강력한 당권 및 대권 주자인 임 전 실장의 등판을 사전에 저지하기 위한 정치적 노림수라는 분석이 많다.
임 전 실장은 이재명 대표와 최고위원회에 "정말 이렇게 가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지, 통합을 위한 마지막 다리 마저 외면하고 홀로 이재명 대표만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거냐"고 물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질 수 없는 선거이고 져서는 안 되는 선거다. 민주당은 하나일 때 승리했다. 명문(이재명-문재인)의 약속과 통합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 폭정을 심판하기 위한 기본 전제"라고 강조했다.
"며칠이고 모여앉아 격론을 벌여주십시오.
단결과 통합을 복원하고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 주십시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그리고 이재명을 지지했던 마음들을 모두 모아 주십시오.
그것만이 승리의 길이라 확신합니다."
임 전 실장은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우리 모두는 씻을 수 없는 죄인이 된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며 중·성동갑에 대한 의결을 재고할 것을 당 지도부에 다시 한 번 요청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저녁 6시 왕십리역 광장에 나가 저녁인사를 하는 것으로 선거 운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임종석 전 실장은 자신의 최종 거취에 대해선 이재명 대표와 최고위원회 등 당 지도부의 답을 들은 뒤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민주당은 28일 저녁 8시 전략공관위 회의를 예정해 놓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