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2012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정권의 재창출이 어렵지 않겠냐'는 비관론 나오고 있다며 그 근거로 이명박 대통령의 충청권 배신을 들었다.

이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전통적으로 충청권은 대통령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현재 충청권은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에 너무 실망하고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에 대한 충청권 민심 이반의 핵심은 세종시 논란에 이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입지 공약을 대통령 스스로 뒤집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 대표는 "약속을 해놓고도 표 얻기 위해서 거짓말 했다고 말하면서 약속을 뒤집었다. 약속을 뒤집는 이유가 국가백년대계 즉 국익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했다"며 "결국 충청권을 국익에 반하는 사익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몰아세워 그 자존심과 긍지를 깡그리 짓밟은 것"이라고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이 대통령이 전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정치적으로 으쌰으쌰할 일이 아니다'라고 한 데 대해 "그렇다면 지금까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공약 이행을 주장해온 충청권 요구가 제 욕심을 챙기기 위해 정치적으로 으쌰으쌰했다는 말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과학벨트 공약 파기 논란에 대해 "항간에서는 세종시 실패에 대한 앙갚음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렇게 충청권의 민심과 자존심을 여러 차례 짓밟고서 대선에서 지지를 기대하는가"라며 "대통령이 진정으로 보수정권의 재창출을 바란다면 원칙에 반하거나 신뢰에 반하는 행동은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