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신공항 공약파기 사과... 제게 모든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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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신공항 공약파기 사과... 제게 모든 책임"
  •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 승인 2011.04.01 12:05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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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을 다 집행할 수는 없다" 변명... "박근혜 전 대표도 대통령 입장 이해해 줄 것"

"공약한 사람이 공약을 다 집행할 수 없다. 신공항을 공약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지역주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집행하려고 타당성을 검토하고 면밀히 기술성을 검토한 결과 사업성이 없다는 것이다."
"후보 때 국민들께 공약한 것을 지키는 것이 도리이고 또한 매우 중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때로, 이를 지키는 것이 국익에 반할 때에는 계획을 변경하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역 주민의 강력 반발 등 엄청난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파동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실체가 없는 국익, 경제성, 사업성 등을 언급하며 "백지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대구 발언에 대해서도 "이해한다"며 박 전 대표도 자신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의 '대통령 탈당' 요구에 대해서는 "막말을 피하자"며 특별이 할말이 없다고 얼버부렸다.

대통령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정치권은 또다시 국민을 우롱했다며 맹비난했다. 야당은 "단물을 다 빼먹었으니 이제 발을 빼겠다? 그것도 변명이라고 하느냐"며 목청을 돋웠고,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 의원 및 영남권 의원들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들은 특히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만우절인 1일 청와대에서 신공항 백지화 관련 대국민 사과 특별기자회견을 열어 "나라 살림을 책임진 대통령으로서 저는 경제적 타당성이 결여될 경우 발생할 국가와 지역의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다음 정부와 미래 세대가 떠안을 부담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신공항 백지화 결정 배경을 설명하며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공약한 사람이 공약을 다 집행할 수 없다. 신공항을 공약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지역주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집행하려고 타당성을 검토하고 면밀히 기술성을 검토한 결과 사업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10조∼20조원을 투자해서 해마다 적자를 본다면 어려움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투자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공항을 만드는 것은 재정으로 할 수 있지만 운영을 하려면 일류 항공사가 들어와야 하는 데, 안 들어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했다.

또 다음 정권을 거론하며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은 "나는 (신공항 건설) 결정만 하면 된다. 대통령이 욕을 안 먹는다. 그 다음 대통령 중반기에 투자가 되면 다음이나 그 다음 대통령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며 "대통령 한 사람 편하자고 국민에게 불편과 부담을 주고 다음 세대까지 부담을 주는 이런 사업을 저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미래 세대와 국민, 다음 대통령을 위해 신공항 백지화 결단을 내렸다고 강변했다.

이어 "많은 세월이 흘러 상항에 따라 변하면 모르겠지만, 상당기간 동안에는 이런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 및 내각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대통령은 "이 문제는 대통령에 출마한 후보인 이명박, 저에게 책임이 있지 내각이나 청와대는 책임이 없다. 보고를 받고 제가 결단을 했기 때문에 내각이나 청와대에 대한 문책성 인사는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동남권 신공항 대국민 사과 특별기자회견을 마친 뒤 출입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데일리중앙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질 것 처럼 말했지만 어떻게 책임질 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일절 말하지 않았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흐르는 시간과 함께 유야무야 넘어가겠다는 정치적 술수로 읽혀진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탈당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화가 나신 분들의 말씀 아니겠냐"며 "특별히 할 말이 없다. 막말을 피하면서 서로 힘을 합쳐 지역 발전에 매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박근혜 전 대표의 비판 발언과 신공항 재추진 입장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답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 전 대표와 관계를 너무 그렇게 보지 말고 선의로 봐달라"며 "지역구인 고향에 내려가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입장을 이해한다. 그러나 내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다는 것도 (박 전 대표가) 아마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이 문제는 입장에 따라 좀 견해를 달리할 수 있다. 일을 직접 집행하는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나 하나 편하자고 결정해 버리고 떠날 수도 있으나 그것으로 인해서 피해는 다음, 다음 또 다음 세대가 입는다는 것을 알면 책임있는 지도자로서는 이렇게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주실 것으로 본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난 그 문제를 너무 심각하게 언론에서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가지고 크게 마찰이 생겼다, 충돌이 생겼다 그런 보도는 안 하셔도 된다"고 언론의 보도 태도를 불평했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결과적으로 동남권 신공항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고 "특히 영남 지역 주민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거듭 국민께 사과하고 이해를 구했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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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균 2011-04-03 10:59:09
대관절 왜 이렇게 된거여? 대통령의 말은 한마디 한마디가 전금과같이 신중해야 하거늘....... 쯧쯧 이러니 곡민의 비웃음을 사는 것이다.

정주골마님 2011-04-02 14:23:58
요새는 사기꾼을 잡자로 구호가 바뀌었다네 훅훅

롬마 2011-04-02 12:51:56
뭘 어찌 책임지갰다는 건지 통 말이 없네 거취에 대해서도 암말도 없어. 또 국민을 상대로 사기치는건가. 말장난 하나보이.

박군 2011-04-02 10:30:59
사기꾼도 아니고 참 여러가지 하십니다.
국민을 궁민으로 개차만 등시로 봅니까?

마여사 2011-04-01 20:37:50
부산은 그나마 괜찮은 표정이더군.
부산하고 대구경북경남밀양은 완전히 딴판이군.
대통령 사과인지 변명인지 뭐 이런걸 다 발표하고 그런지 몰라.
정말 실망스럽군.

어떤 나라도 이렇게 이런 나라가 다 있을까.
정말 한심해서 미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