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의원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에서 재적의원 172명 가운데 출석의원 157명을 상대로 결선투표에서 친이재오께 안경률 의원을 물리치고 집권여당의 제4기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결선 투표에서 황 의원은 90표를 얻었고, 3선의 안경률(부산 해운대구·기장을) 의원은 64표를 얻는데 그쳐 쓴잔을 마셨다. 무효표는 3표가 나왔다.
앞서 159명이 재석한 1차 투표에서는 황 의원이 64표를 얻어 1위에 올랐으나 과반(80표) 득표에 실패, 58표를 얻어 2위를 차지한 안 의원과 결선 투표를 치렀다.
친이상득게로 분류되는 이병석(포항 북구) 의원은 1차 투표에서 33표를 얻어 3위에 그쳤다.
비주류인 황우여 의원이 친이계를 줄줄이 패배시킨 데는 수도권 소장파와 친박계의 지지를 받은 것이 큰 힘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류 대 비주류의 대결로 치러진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중립 성향의 비주류 황 의원이 승리함으로써 앞으로 당내 역학 관계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 당을 이끌었던 친이계(친이명박계=친이재오+친이상득계)의 쇠퇴와 친박(친박근혜)계의 세력 확장이 급속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40여 명의 소장파 그룹의 독자 세력화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차기 당 대표를 노리는 수도권 4선 홍준표(서울 동대문을) 의원의 행보도 주목된다.
황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한나라당 변화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그는 "당원들의 환호성과 국민 감동이 느껴진다. 옛 모습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한나라당의 비전을 보여 드리겠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3일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당 쇄신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4.27 재보선 패배 이후 쏟아져 나온 자성과 쇄신 요구를 반드시 제도화하고, 계파 싸움을 종식시키고, 일부 주류의 2선 후퇴를 이번 경선 승리를 통해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당을 사당화시키려는 세력들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이른바 '영포라인'을 비롯한 친이 주류에 대해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새 원내대표 선출로 다음주로 예상되는 당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은 4.27 재보선 참패에 따른 안상수 대표 등 지도부의 총사퇴로 6, 7월 전당대회 때까지 곧 선출될 비대위원장과 황 원내대표의 비상대표체제로 당을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황우여(63) 원내대표는 서울법대를 나와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 ▲한나라당 사무총장 ▲17대 국회 교육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15~18대 내리 4선을 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