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도식이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아침부터 하염없이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5000여 명의 추모 인파가 몰렸다.

배우 문성근씨의 사회로 이날 오후 2시부터 대통령 묘역 옆에서 시작된 추도식은 강만길 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장의 추도사와 부경대 박애림 학생의 추도문 낭독, 추모영상, 유족대표 노건호씨의 감사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추모 노래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를 성악가 정은숙씨가 불렀고, 2011개의 나비 날리기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또 재임시절 대통령이 노래했던 영원한 민중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지고 마지막 순서로 묘역 참배가 이뤄졌다.

수천명의 추모객들은 '노무현'을 상징하는 노란색 뱃지를 가슴에 달았으며, 국화 꽃을 대통령 묘역에 바쳤다.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딸 정연씨 등이 참배를 마치고 사저로 돌아가자 추모객들은 줄지어 서서 "사랑합니다" "힘내세요"라고 소리쳐 격려했다.

이에 권양숙 여사와 건호, 정연씨는 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춰 뒤로 돌아서서  "고맙습니다"라며 90도로 허리 굽혀 큰 절로 추모객들에게 인사했다.

앞서 강만길 전 위원장은 추도사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은 가셨지만 님의 그 고귀한 뜻은, 그리고 그 빛나는 업적은 우리 역사 위에 영원히 영원히 기록될 것이며, 우리 모두에게 그렇게도 소탈한 인품으로 비쳤던 님은 민족사 위에 영원히 사는 우리 대통령"이라고 추모했다..

박애림 학생은 "사랑하는 대통령님 고향 봉하에서, 우리의 다정한 이웃으로 살고자 했던 대통령님의 꿈을 지켜드리지 못했다"고 슬퍼했다.

이 학생은 추도문 낭독 후 기자들과 만나 "봉하캠프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새로 알게 되었고, 일찍 서거하신 데 대해 매우 가슴아프게 생각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다소 초췌해진 건호씨는 "어느덧 아버님이 돌아가신 날이 다시 돌아와 2주기가 되었다"며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이어 "먼 길을 무릅쓰고 봉하까지 오셨던 분들, 여기 이 자리에서 추모식을 지켜주시는 분들,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자발적인 추모 행사를 지원하고 진행해 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추도식이 진행되는 내내 하늘에서는 빗줄기가 하염없이 내렸으며, 추모객들은 노란색 비옷으로 온 마을을 뒤덮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일인 5월 23일, 봉하마을에는 3년 연속 비가 내렸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이날 대통령 추도식에 전현직 의원 50여 명이 참석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