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획정을 위한 여야의 정개특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민주통합당이 기존 '4+4'안에서 '3+3'안을 수정 제안했다.

박기춘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는 16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그동안 여러 차례 여야 간 대화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론을 내지 못해 새로운 안을 새누리당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새로 제시한 '3+3'안은 영남에서 2석, 호남에서 1석을 줄이고, 대신 경기도 파주와 강원도 원주, 세종시 지역구를 새로 만들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민주당이 고집해온 영남 3석, 호남 1석을 줄이는 '4+4'안에서 영남 1석을 양보한 셈이다.

박 간사는 영-호남 같은 수의 지역구를 삭감하자는 새누리당에 대해 "애들 떡 나눠주듯 하는 놀부 심보"라며 "그렇다면 예산도 영호남 반반씩, 국회의원도 영호남 반반씩, 장관도 영호남 반반씩할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어 "희생하지 않고 어떻게 협상을 타결할 수 있겠냐"며 "우리가 대승적으로 결단한만큼 새누리당이 즉각 반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안은 선거인수가 많은 파주와 원주를 분구하고, 세종시를 독립선거구로 만들어 세 석을 늘리고, 인구가 가장 적은 순으로 영남에서 2곳, 호남에서 1곳을 합구해 지역구 세 곳을 줄이자는 것이다. 호남의 경우 광주 동구 또는 담양·곡성·구례가 합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민주당은 선거구획정 문제를 포함하는 공직선거법 등 정치관계법이 합의되지 않으면 16, 17일 오후 2시에 예정된 본회의도 열 수 없다고 배수진을 치고 있다.

박기춘 간사는 "그동안 많이 누렸으면 됐지, 뭘 더 누리려고 하느냐. 그게 새누리당의 새 모습이냐"며 새누리당과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여상규 국회의원과 민주당 김재두 담양·곡성·구례 선거구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이날 각각 국회 브리핑과 성명을 내어 합구 대상에 농어촌을 포함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여 의원은 "강자를 편드는 것은 불의"라며 "적법한 농어촌선거구를 폐구하는 것은 명백한 불의이자 강자의 횡포"라고 지적했다.

김재두 후보는 "새누리당이 자신들의 밥그릇 사수를 위해 선거구 획정을 포함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벼랑끝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번주 안으로 선거구를 획정하지 못하면 총선 무효 등 중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정치권에 엄중 경고했다.

여야가 극적으로 이번주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총선 일정이 중대한 차지를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