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정홍원 총리의 예방을 받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갑을관계를 정상적으로 푸는 것이 사회통합의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김관영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표는 "야당은 6월 국회에서 을의 지위를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보호하는 정책과 제반 경제민주화 입법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홍원 총리도 이런 부분에 공감하며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여러 정책을 정부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답했다.
이어진 정 총리와의 비공개회의에서 김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답
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충고했다.
김 대표는 "최근 남북관계의 긴장 완화를 위한 결정적 돌파구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나오기를 바랐지만 아직까지 그렇게 되지 못하다"며 아쉬움을 밝히고 "앞으로 남북관계에 있어서 보다 적극적인 대화의 의지를 가지고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정홍원 총리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는 분명히 다르다. 인도적 지원은 아끼지 않고, 꾸준히 진행할 것이고 여건이 조금만 성숙된다면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화답했다.
정 총리는 그러면서도 "아양을 떨거나 굴종을 하는 형식의 대화는 원하지 않는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강조했다.
김한길 대표는 "남북의 국력 등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는 것을 굴종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우리가 자신감을 가지고 대화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특히 이산가족 문제에 관심을 나타내며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달라고 했다.
정홍원 총리는 "여건이 성숙되면 우선적인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현오석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김한길 대표는 "민주당은 추경예산안 처리과정에서 보여주었듯 정부의 주요정책에 대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유연한 대여정책 기조를 강조했다.현 부총리는 "추경예산 편성과정에서 경제성장률 예측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앞으로 추경을 통해서 민생이 보다 회복하고 재정건전성을 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야당의 협조를 구했다.
현 부총리는 이날 김 대표와 악수를 나누면서 한층 몸을 낮춰 제1야당인 민주당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김 대표는 "특히 민생을 챙기는 정책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도울 생각이 돼있다. 혹시 야당이라고 해서 정부정책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 시정하고, 올바른 정보를 주고 설명을 제대로 한다면 우리의 생각이 잘못됐다면 고칠 각오까지 돼있다"고 말했다.
이에 현 부총리는 "앞으로 탁상행정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에 보다 기울이고 특별히 정치권의 목소리, 또 소통을 강화해서 정부정책의 적시성과 실효성을 높여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김관영 대변인은 이날 접견 내용을 브리핑하면서 "오늘 공개와 비공개 접견을 통해서 이뤄진 전체 대화를 통해서 우리 정부와 야당의 소통이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민생을 챙기는 일에 야당도 적극 나서는 좋은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