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전 정책관은 1일 국회 쇠고기협상 국정조사특위 회의에 출석, 한나라당 김기현 위원의 질의에 답변하면서 "제가 한 가지 꼭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쇠고기 협상 결과는) 우리가 미국한테 선물을 준 것이 아니라 미국이 우리한테 선물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그러자 민주노동당 강기갑 위원이 책상을 내리치며 "어디서 그런 소리를 하고 있느냐"고 호통을 쳤다. 한바탕 소동이 일고 어수선한 가운데 강 위원이 "국민이 보고 있어요, 국민이"라고 거듭 나무랐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민 전 정책관은 "국민이 보고 있기 때문에 사실을 사실대로 말한 것"이라며 자신의 뜻을 더욱 곧추세웠다. 그는 또 쇠고기 협상 타결이 이명박 대통령의 캠프데이비드 숙박료라는 지적에 대해 "숙박료라는 말 듣기 거북하다"며 강한 거부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의 지시니까 빨리 결론 내려라'는 지시를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적 없다"고 짧게 답한 뒤 "조금만 덧붙인다면 미국이 더 급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 대통령을 미국에 초청해 놓고 협상이 결렬되면 마음이 안 됐다고 생각하는 쪽은 우리보다 미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등 야4당은 민동석 정책관의 발언에 대해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치욕적인 망언"이라고 규정하고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또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민 정책관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야4당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위원들은 회의 직후 성명을 내어 "민동석 전 통상정책관의 망언을 보며 수치스러움을 금할 수 없으며, 그의 망언은 특위 진행 여부를 가늠할 중대한 사태"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친미사대주의적인 정운천과 민동석의 협상 태도와 국정조사에 임하는 불성실한 태도가 졸속적이고 굴욕적인 협상을 만들어 냈고, 오늘 국정조사 파행을 자초했다"며 민 전 정책관의 발언이 이명박 정부의 입장인지 해명할 것과 한나라당 특위 위원들의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최우성 기자 rambo536@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