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채동욱 검찰총장 제거 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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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 채동욱 검찰총장 제거 음모(?)
  • 주영은 기자·석희열 기자
  • 승인 2013.09.13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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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총장, 법무장관 감찰 지시 직후 사의 표명... "국정원의 검찰흔들기 공작"

▲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전격 사퇴 입장을 밝혀 파문이 커지고 있다. 채 총장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감찰 지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TV조선 뉴스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국정원의 대선 불법개입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전격 사퇴 입장을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조선일보의 '혼외 아들' 의혹 보도와 관련해 채 총장에 대한 감찰 지시 직후 나온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상철 법무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1시10분께 긴급 브리핑을 통해 채 총장의 '혼외 아들' 논란과 관련해 "법무부 장관은 당사자인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된 감찰관으로 하여금 조속히 진상을 규명해 보고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법무부 장관이 그 부하로 하여금 검찰총장의 뒤를 캐라고 지시한 것이다. 법무부 장관이 현직 검찰총장에 대해 감찰을 지시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 정권의 이러한 무리수는 대선 불법 개입 문제로 해체 위기에 몰린 국정원과 집권 세력의 불안감이 그만틈 크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사태는 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 수사과정이 박근혜 대선 캠프로 향해지고 그 사실관계가 하나둘 드러나게 된 직후에 벌어진 일이다. 누가 봐도 이 수사의 최고 책임자인 검찰총장을 압박하는 상황으로 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검찰총장을 무릎 꿇려 국정원과 박근혜 대선 캠프로 향하고 있는 검찰 칼끝을 피하려는 권력의 음모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이번 사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동욱 총장은 황교안 장관이 '혼외 아들' 논란과 관련해 감찰 지시 직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사퇴 입장을 발표했다.

채 총장은 "지난 5개월, 검찰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이끌어왔다고 자부한다"며 "모든 사건마다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나오는대로 사실을 밝혔고, 있는 그대로 법률을 적용했으며, 그 외에 다른 어떠한 고려도 없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의 '혼외 아들' 의혹 보도와 관련해 "전혀 사실무근임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혀둔다"고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채 총장은 "근거없는 의혹 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국민들께는 "주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채동욱 총장의 사퇴 입장 발표에 대해 민주당 등 야당은 채 총장을 제거하려는 권력(청와대와 국정원)의 음모라며 강력 반발했다. 새누리당은 안타깝고 유감이라고 논평했다.

정호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는 청와대와 국정원의 검찰 흔들기의 결과다. 모처럼 검찰독립이 뿌리내리려는 시점에 검찰총장을 흔들어서 옷을 벗기는 것은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길들이려는 음모라고 규정한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검찰이 한참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국정원을 조사하는 중에 이런 일이 생긴 것에 대해 민주
당은 주목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검찰 흔들기로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 진실규명을 방해하는 그 어떤 책동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청와대를 겨냥했다

국회 법사위 야당 의원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 "채동욱 검찰총장을 제거하여 국정원 대선 개입 재판에 간섭하려는 권력의 음모"라며 "법사위 소집 요구를 통해 이번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 현안을 파악하고 그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감찰 지시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유일호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채 총장이 사퇴의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근 불거진 불미스러운 논쟁으로 인해 원활히 그 직을 수행하지 못하고 결국 사퇴의 뜻을 밝힌 데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주영은 기자·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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