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한전·가스공·한수원, 해마다 현금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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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한전·가스공·한수원, 해마다 현금 잔치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10.07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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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연봉 매년 1000만원씩 인상... 김상훈 의원, 강도높은 자구노력 촉구

▲ 한국전력 부채 및 부채율, 그리고 2009년 신입직원 연봉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
ⓒ 데일리중앙
2013 공기업 부채가 52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에너지공기업의 빚더미가 하루가 멀다하고 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공기업은 쌓여가는 빚더미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임직원들의 성과급 돈잔치를 벌여온 것으로 드러나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전력·가스공사·한국수력원자력···.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부채 비율 1~3위 공기업들이다.

그러나 이 공기업들의 신입사원 연봉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정부 지침 임금인상률은 5% 안팎에 불과하지만 성과급을 통해 매년 두 자리 수 이상의 임금을 올리며 지들끼리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문제로 주민들과 갈등·대치하고 있는 한국전력은 부채, 부채비율 모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연봉 인상률도 최고 수준이다. 해마다 직원들에게 1000만원의 돈다발을 선심쓰듯 안겨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부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이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게 받은 자료를 보면, 2009-2013년 한전의 대졸 신입사원 실질연봉(입사 월이 달라 만근기준 연봉)은 해마다 1000만원 안팎의 수직 상승했다.

2009년 입사자의 경우 2300만원의 초봉을 받고, 1년 만인 2010년 43% 오른 3300만원을 받았다. 2011년에는 다시 15%가 인상된 3800만원을 챙겼다. 입사 2년 만에 65.2% 오른 금액이다.

2010년 입사자는 초봉으로 2300만원을 받고, 이듬해 52%나 오른 3500만원, 2012년은 8.5% 인상된 3800만원을 받았다. 이 또한 입사 2년 만에 65.2%나 오른 금액이다. 

2011년 입사자도 초봉으로 2700만원을 받은 뒤 입사 1년 만에 37%가 오른 3700만원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쯤되면 '신의 직장'을 넘어 '신도 부러워할 직장'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하다.

▲ 한국가스공사 부채 및 부채율. (자료=산업통상자원부)
ⓒ 데일리중앙
▲ 2011년 가스공사 신입직원 연봉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
ⓒ 데일리중앙
두 번째로 부채가 많고 부채비율의 증가율이 높은 한국가스공사는 여기에 한 술 더 뜨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공사는 부채와 부채비율 모두 증가한 2010년부터 2012년에 신입사원 연봉을 가장 크게 올렸다. 회사의 빚이 늘어날수록 임직원들의 월급 봉투는 오히려 더 두툼해졌다는 것이다.

가스공사의 2010년 대졸 신입사원은 2960만9000원의 초봉을 받고 2011년에는 36%가 오른 4027만9000원을 받아갔다. 입사 1년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연봉 인상을 기록한 것이다. 입사 2년 차인 2012년에는 다시 20.8%가 오른 4866만원을 받았다. 이는 입사 이후 매년 1000만원의 연봉 인상으로 2년 만에 64.3% 오른 약 5000원 연봉을 받게 된 것이다.

2011년 입사자는 3138만2000원의 초봉을 받고 이듬해 43.6%가 오른 4507만2000천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년 만에 약 1400만원의 연봉 인상을 기록했다. 실로 천정부지라고 말할 수 있다.

원전 비리 사태에 많은 임직원들이 연루된 한수원 역시 부채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신입사원들의 연봉 인상률은 매년 두 자리 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 대졸 신입 직원들의 초봉 및 인상률(입사 월이 달라 만근기준으로 평균)을 보면, 2009년 입사한 직원들은 2751만4000원을 받고 2010년에 11.6% 오른 3073만원, 그리고 2011년에 18.2%가 오른 3632만7000원을 받았다. 이는 입사 2년에 32% 오른 것으로 한전과 가스공사에는 못미치지만 공무원과 민간기업의 연봉 인상률을 훨씬 뛰어 넘는 수준이다.

2010년 입사한 직원들은 2914만2000원을 초임으로 받고 2011년에 13.4%가 오른 3306만원 그리고 2012년 18.3% 인상된 3912만5000원으로 입사 2년 만에 34.2% 오른 연봉을 받았다.

2012년 말 기준 이들 공기업의 부채규모를 살펴보면, 한전이 95조886억원으로 가장 많고, 가스공사 32조2527억원, 한수원 24조7073억원 등이다.

해마다 두 자리 수 연봉 인상률을 나타낸 에너지 공기업들과 달리 2010년 이후 입사한 공무원의 실질 연봉 인상률은 매년 3%, 중소기업 실질 연봉 인상률은 5% 안팎에 불과하다.

기획재정부에서 내린 지침에 따라 지난 5년 간 한전, 가스공사, 한수원 등 3개 기관의 임금 인상률은 5% 안팎이었다.

임금 인상률은 5% 안팎에 머물지만 실제 연봉이 상승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평가에 따른 경영평가성과급과, 기관이 자체적으로 주는 기본성과급에 따라 적게는 200%에서 많게는 500%까지 지급하기 때문.

▲ 한국수력원자력 부채 및 부채율. (자료=산업통상자원부)
ⓒ 데일리중앙
김상훈 의원은 "정부의 공공부문에 대한 부채가 1000조원이 넘고 공기업 부채가 520조원을 초과하며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부채 및 부채율이 증가하는데 있어서도 신입사원부터 천만원이 넘는 연봉 인상은 공무원들과 다른 중소기업인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의 재무관리가 그동안 미흡했다는 점과 자산관리부채(ALM)시스템을 도입해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게 부채관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세 공기업들은 국회의 지적에 대해 "경영성과급이 상여금의 성격을 띠고 있고 기획재정부의 평가에 따라 지급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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