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밀양, 거기 사람이 산다"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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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밀양, 거기 사람이 산다" 시국선언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10.0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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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송전탑 공사 중단 및 경찰 병력 철수 촉구... 사회적 대화 주문

"대체, 주민들의 가슴을 밟고 건설되는 송전탑의 정당성이 무엇입니까."
"밀양 주민들의 가슴을 밟고 건설하는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중단되어야 합니다."

청년학생과 시민, 교수, 신부, 언론인, 시민사회단체 및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밀양송전탑 서울대책회의'는 8일 밀양 송전탑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시국선언을 했다.

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시국회의를 갖고 '정부는 공사를 중지하고 대화에 나서라'라는 제목의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 참석자들은 "밀양, 거기에도 사람이 산다"면서 정부는 공사를 당장 중지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공사 현장에 주둔하고 있는 경찰 병력을 즉각 뺄 것을 요청했다.

대책회의는 "밀양 주민들은 그동안 우리의 무관심과 싸웠는지도 모른다"며 밀양 송전탑 사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호소했다.

지난 1일 126일 만에 공사가 재개된 뒤 일주일이 지난 지금 벌써 30여 명이 넘는 밀양 할매 할배들이 자신이 딛고 서 있는 땅바닥에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갔다. 11명이 경찰로 끌려 갔고, 이 가운데 한 명은 공사 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대책회의는 정부의 사업 강행으로 밀양이 비극의 땅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와 한전은 송전탑 건설을 핑계로 이치우 어르신과 밀양 주민의 땅을 헐값에 빼앗고, 이들의 목숨마저 빼앗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대체, 주민들의 가슴을 밟고 건설되는 송전탑의 정당성이 무엇입니까."

밀양 송전탑 건설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밀양 주민 김정회·박은숙씨와 조성제 신부는 지난 2일부터 일주일째 서울 대한문 앞에서 목숨을 건 무기한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시국회의 참석자들은 "대체 몇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송전탑을 건설하려고 하는 것인지, 정말 정부가 이토록 잔인할 수가 있느냐"고 호통쳤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박근혜 정부에게 밀양 주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밀양 송전탑 건설을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사회적 공론기구를 즉각 구성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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