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국보법 만들기"... 국정원법 개정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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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국보법 만들기"... 국정원법 개정 논란 확산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8.09.05 13:3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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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정보통치 망령 부활" 강력 반발... 여당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겠다"

▲ 국가정보원 전경.
ⓒ 데일리중앙
국정원에게 광범위한 감청을 허용하는 내용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과 국정원의 직무범위를 확장하는 법 개정 추진 움직임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야권은 "제2 국보법 만들기" "정보통치 망령의 부활"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논란의 불씨를 지핀 집권 여당은 "무리하게 추진할 생각은 없다"며 일단 한 발 빼는 눈치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5일 국회 브리핑에서 "'아 옛날이여'라는 노래를 부르며 과거 복원에 급급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이제는 국민의 목소리마저 통째로 묶으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 대변인은 "특히 영장 없이 감청할 수 있는 대상에 '테러'를 추가한 것은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정부, 대통령에 대한 항의의 목소리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내용"이라며 "따라서 민주당은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국민 목소리를 통째로 묶으려는 발상... 절대 동의 못해"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현행 법에 의해서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와 내란, 외환, 폭발물에 관한 죄 등의 경우에 법원의 허가 없이 감청이 이뤄질 수 있는데, 추가로 이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개인의 통신 비밀을 위태롭게 할 소지가 매우 농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감청'에 대한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국정원의 행태는 발로 뛰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감청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며 "국정원은 불법적으로 정보 수집 하려 하지 말고 국민이 감동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은 "독재정권의 정보 통치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라며 "국정원은 국가 안보를 위한다는 명분 아래 이러한 법 개정 추진이 정치 사찰을 위한 것이 아닌지 설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 대변인은 "광범위한 감청 확대와 업무 범위 확대를 통한 정보 수집은 정권 안보를 위해 국민의 사생활 침해가 용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정부여당은 군사정권 시절에나 존재할 법한 정치 사찰을 통해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시대역행적인 발상을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진보신당 "전형적인 늑대소년 수법, 꼼수정치 좀 '고마해'"

진보신당도 "국정원의 권한 강화를 위한 법률 제·개정은 제2의 국가보안법 만들기"라며 "민주주의 역주행을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장식 대변인은 "전형적인 늑대 소년의 수법으로 국민을 통제하고자 하는 저열한 꼼수야말로 청산돼야 할 후진적 정치행태"라며 "정부여당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역행하려는 시도를 하면 할수록 정권의 정당성은 허물어지고, 부메랑이 돼 돌아올 역사적 심판의 무게는 더욱 커진다는 것을, 역사는 웅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나라당, '그럼 할 수 없지, 시간 좀 벌자' 시간 끌기

야당의 반발이 커지자 한나라당은 한 발 뒤로 물러서는 모습이다. 윤상현 대변인은 "지난 10년 동안 국정원의 기능이 망가졌기 때문에 국정원의 위상 재정립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법 개정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촛불 정국이나 금강산 피격사건에서 국정원이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여기는 여당으로서 국정원의 기능을 10년 전으로 되돌려 놓되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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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부활 2008-09-05 21:17:30
국가가 나서 모든 개인의 사생활을 관리하겠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린가.
이게 언제적 발상인가. 참 딱도 하시네. 어떻게 이런 발상을 다 하는지 정말 이해안된다.
이명박 대통령 머리는 정말 연구 대상이다. 나중에 과학자들이 뭐라고 할지....

좌코너 2008-09-05 18:14:17
그 끔찍하던 정보부 생각이..........

박호박 2008-09-05 16:27:52
촛불에 한번 데고 나서 큰 혼줄이 났지.
그러니 국민 여론이 얼마나 무섭다는 것을 알아겠지.
그러니 저렇게 무리수를 두는것이지. 국민의 입 다 닥쳐놓고
혼자 시부리고 다 해먹겟다는 것이지. 말 잘 듣는 졸개들 몇 데리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