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팔려가 5년 동안 염전 노예... 편지가 겨우 그를 살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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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팔려가 5년 동안 염전 노예... 편지가 겨우 그를 살려내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4.02.06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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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시에서 배를 타고 2시간 거리의 외딴섬에 팔려가 무일푼 염전 노예로 생활하던 지적장애인 등 40대 남성 2명이 몇년만에 가족에게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무허가 직업소개업자의 꾐에 속아 목포의 한 섬에 위치한 염전으로 팔려가 1년6개월~5년2개월 동안 소금 만드는 일 등에 강제 동원된 지적장애인 채아무개 씨(48)와 노숙자 김아무개 씨(40)를 구출했다는 소식을 6일 알렸다.

경찰에 의하면 채씨는 2008년 11월 목포에서 직업소개업자 고아무개 씨(70)에게 밥 2끼를 얻어먹으며 일자리 권유를 듣고 따라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 씨는 목포의 한 섬에서 염전업을 하는 홍아무개씨(48)에게 넘겨져 지난달 28일 구출 때까지 5년2개월간 돈 한푼 못받고 노역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012년 7월4일 노숙생활을 하던 중 영등포역의 노숙자 무료급식소에서 만난 무허가 직업소개업자 이아무개 씨(63) 등 2명에게 속아 홍씨의 염전으로 팔려가 1년6개월간 채씨와 함께 강제 노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채씨와 김씨는 각각 지적장애인과 시각장애(5급)가 있는 노숙자로 건설 현장의 막노동을 하던 이들로 드러났다

홍씨가 업자들에게 넘긴 소개비는 김씨 몫으로 100만원, 채씨 몫으로 30만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나 경악케했다.

채씨 등은 염전 작업을 하는 3~9월에는 홍씨의 6000평 규모의 염전에서 소금 내는 일을 했다
 
그 외 기간에는 논, 밭 일 등 집안일에 주로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쇠파이프 등을 이용한 홍씨의 폭행에도 시달렸으며 하루 5시간을 자지 못하고 일을 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나 공포케했다

숙소는 창고를 개조한 장소라고.

채씨 등은 김씨가 섬에 온 지 1달만인 2012년 8월쯤 고된 노동에 벗어나려 1달간 3차례 탈출을 시도했지만 섬 주민들의 연락을 받은 홍씨에게 발각됐다고
 
구출 된 비결은 김씨가 어머니 배모씨(66·여)에게 몰래 보내려 밤마다 적던 편지였다. 

김씨는 "섬에 팔려 와서 도망갈 수 없다. 구출해 달라"는 내용을 편지로 써 품 안에 간직하던 중 지난달 13일 이발하려 읍내에 나온 틈에 우체국에서 어머니께 편지를 보냈다.

편지를 받은 배씨는 구로서에 편지를 제보했다

서제공 실종수사팀장(경위)을 비롯한 경찰의 수사 끝에 김씨가 구출됐다.

경찰은 앞서 지난해 6월7일 배씨의 가출 신고를 받아 김씨에 대해 수사 중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장애인 등을 유인해 강제 노역을 시키는 등을 목격할 경우 이를 즉시 신고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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