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중 사망군인 가족들, 군인사법 개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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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중 사망군인 가족들, 군인사법 개정 촉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4.02.24 14: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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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 울며 정치권에 호소... "아들을 냉동고에서 꺼내 따뜻한 땅에 묻어달라"

"오늘은 우리가 이 비극의 부모지만 징병제가 유지되는 이 나라에서 내일은 또 누가 우리처럼 울게 될 지 아무로 모르는 일입니다."
군 복무 중 군대에서 사망한 아들을 둔 유가족들은 사망한 군인 아들을 순직자로 규정하는 '군인사법 일부개정법률안' 처리를 정치권에 호소했다.

'의무복무중 사망군인의 명예회복을 위한 전국 유가족협의회'는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무 복무 중 사망한 군인을 순직자로 규정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달라"고 간곡히 요구했다.

국회 국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날 '군인사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낳고 키우고 가르쳐 아들을 군대에 보냈습니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다시 그 아들을 못 보게 되리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군 복무 잘하고 다시 내 아들로 돌아오리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전화벨이 울리며 아들이 병영 내에서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는 게 부모와 가족들의 한결 같은 애기다.

사망군인 유가족들은 "멀쩡한 내 아들이 왜 죽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데도 군 부대 높은 분은 자살이니 어서 시신을 가져가라고만 했다. 나라가 군인 유족에게 해준 것은 위로금이라며 돈 500만원 뿐이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럴 줄 알았다면 어느 부모가 자기 아들을 군대에 보내겠냐고 항변하며 울먹였다.

"우리 품 안에서 멀쩡하게 잘 지내던 아들이 왜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알지도 못한 채 우린 빼앗겼습니다. 스스로 목을 맸고, 또 총을 쏴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군을 말했습니다. 우리는 믿을 수 없습니다."

사망군인유가족협의회 박영숙 운영위원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설령 군 당국의 말처럼 정말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목을 맸고 총을 쐈다면, 왜 쐈고 왜 맸는지 그 '진짜 이유'를 알고 싶다"며 "왜 죽을 마음을 먹게 된 것인지, 그것이 진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병영 내 사망의 경우 군은 통상 군 부대와 상관없는 개인적인 일로 둘러댄다고 한다. 군대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박 운영위원은 "국방부 주장처럼 가난했고 자살했고, 여자 친구와 헤어져서 자살하거나 대학에 떨어져 자살한 것이라면 앞으로 이런 청년은 군인으로 데려가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방주 주장대로라면 그런 군인을 다 자살한다는 것 아니냐는 것.

유가족들은 "우리는 누구처럼 외국에서 아들을 낳지 않고 아들을 군대 보낸 죄밖에 없다"며 "그런데도 아들을 잃은 우리에게 국방부는 정말 미안하다는 말도 제대로 한 적이 없다"고 애통해 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내내 10여 명의 유가족들은 흐느껴 울먹였고, 몇 몇은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소리 내어 통곡하기도 했다.

또다른 유가족 대표는 "데려갈 때는 '조국의 아들'이라고 하더니 그 아들이 죽자 '못난 네 아들'이라며 핍박하는 이 고통을 정말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요"라고 애통해하며 울음을 터뜨려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보상이 아닙니다. 아들을 잃고 그것으로 팔자 고치겠다는 부모가 세상 천지에 어디 있습니까. 다만 의무 복무 중 사망한 우리 아들을 이제라도 대한민국 이 땅에 순직 처리해 안장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부모가 돌아가시면 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부모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는데 저희는 그 자식을 우리 가슴은 고사하고 군 병원 냉동고와 보급대 창고에 시신과 유해 상태로 놔 둔 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며 울었다.

군인 유가족들은 이제 그 아들들을 차가운 냉동고에서 꺼내 대한민국의 따뜻한 대지에 묻어달라고 호소했다.

또 기자회견에 함께한 민주당 김광진 의원과 기자들에게 너무 억울하다며 군대 내 사망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2009년 이후 지난 5년 간 411명의 군인이 군대 안에서 자살한 것으로 처리됐다고 한다. 한 해 평균 82명이 넘는 군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얘기다.

"오늘은 우리가 이 비극의 부모지만 징병제가 유지되는 이 나라에서 내일은 또 누가 우리처럼 울게 될 지 아무로 모르는 일입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10여 명의 사망군인 유가족들은 관련법 통과를 정치권에 호소하며 한참 동안 국회를 떠나지 못했다.

어떤 부모는 살아생전 해맑은 아들 사진을 꺼내 보이며 "보고싶다 내 아들아"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김광진 의원은 유족들의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한동안 국회 정론관 복도에 서 있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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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s0603 2014-09-02 13:50:17
군장병 강제 노역시키고 10만원 월급 주는냐~ 낭비예산 절감 5%면 장병들 최저임금 줄 수 있겠네~ 예산없다 하지말고 장병에게 정당한 월급 최우선으로 주라~국방이 중요하다면, 특별희생에 보상없는건 헌법위반! 병역법 헌법위반! , 우리 아들들에게 인권 말살 약탈 그만해~35조 군예산 투명하게,절감해도 줄수 있는데 왜 !!! 그래도 모자라면 소득의 5% 징병세 거두어 불쌍한 장병 월급주어라~ 지도자들 특히 국회의원 우리 젊은 청년에게 죄 짖고 있다~ 입법해라~군역 부담도 소득 재산에 비례 재벌(10조)은 서민(1억)의 1만배 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