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자진사퇴... "대통령 도와드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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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자진사퇴... "대통령 도와드리고 싶었다"
  • 주영은 기자·김주미 기자
  • 승인 2014.06.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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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후보 지명 14일 만에 낙마... 여야 정치권, '사필귀정'

▲ 친일 반민족 발언 등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온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24일 끝내 낙마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에게 더 이상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며 자진 사퇴했다. 총리 후보로 지명된 지 14일 만이다.
ⓒ 데일리중앙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민의 비판 여론과 사퇴 압박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24일 끝내 후보자 직에서 물러났다.

여야 정치권은 사필귀정이라며 하루빨리 정국이 수습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 서울청사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시점에서 사퇴하는 게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사퇴했다.

총리 지명 14일 만에 낙마한 것이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안대희 전 대법관에 이어 문창극 후보자까지 총리 지명자가 연속 낙마함으로써 정치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문 후보자는 "저를 이 자리에 불러주신 분도 그 분이시고 저를 거두어 들일 수 있는 분도 그 분이시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도와드리고 싶었다"라며 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은 여전함을 내비쳤다.

그는 또 "제가 총리 후보로 지명받은 후 이 나라는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며 "이러한 상황은 대통령께서 앞으로 국정 운영을 하시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고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심경을 우회적을 밝혔다.

문 후보자는 "분열된 이 나라를 통합과 화합으로 끌고 가시겠다는 대통령의 말씀에 조그마한 힘이지만 도와드리고 싶었다"며 "(그러나) 이 나라의 통합과 화합에 조금이라도 기여코자 하는 저의 뜻도 무의미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사퇴를 줄기차게 주장하며 압박한 정치권과 언론을 향해서는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여론은 변하기 쉽고 편견과 고정관념에 의해 지배받기 쉽다"며 정치권과 언론이 '여론 정치'로 자신을 친일 분자로 내몰았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마지막으로 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 '문남규' 선생임을 강조하며 자신의 가족에 대해 다른 사람과 똑같이 대해줄 것을 요구했다.

문 후보자는 "이런 정치싸움에 나라에 목숨 바친 할아버지가 다른 자손들에게 누가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며 "저는 이 나라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분 손자로서 다른 분과 똑같이 처리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끝내 국민에 대해서는 사과의 말을 언급하지 않았다.

여야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사필귀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문창극 후보자의 사퇴는 국민 여론을 되돌리기에는 한계상황에 도달한 데 따른 불가항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총리 후보자의 연속 낙마는 그 자체로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분열과 갈등의 사슬'을 속히 끊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식민사관과 민족성 비하 발언 등 공직 후보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자세와 언행을 보인 문창극 후보자의 사퇴는 예정된 것"이라고 논평했다.

박 대변인은 "하지만 문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국민에게 유감을 표명하지 않은 것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그러면서 문 후보자의 사퇴가 청와대의 비정상 인사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의 전면 재구성을 주문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과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각각 국회 브리핑을 통해 문 후보자의 사퇴는 "사필귀정"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주영은 기자·김주미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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