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는 여전히 변혁운동의 중심 효과적으로 조직해 자본에 맞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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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는 여전히 변혁운동의 중심 효과적으로 조직해 자본에 맞서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4.08.30 16: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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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맑스주의 실천적 이론가 알렉스 캘리니코스 중앙대 강연
영국의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이론가이자 실천적 반신자유주의 운동가인 알렉스 캘리니코스(Alex Callinicos)의 2005년 서울 중앙대 강연회에 대한 정보 요구가 있어 당시 현장을 취재한 기사를 싣는다. - 편집자

 

"자본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후파괴, 환경파괴, 노동파괴, 심지어 인류의 문명까지 파괴한다. 오늘날 자본주의는 통제할 수 없이 질주하는 기차다. 자본의 세계화는 결국 빈곤의 세계화를 가져온다. 자본주의의 파괴적 행동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맑스주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효과적으로 조직하여 자본에 맞서 사회주의를 실천해 나가야 한다."

"자본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후파괴, 환경파괴, 노동파괴, 심지어 인류의 문명까지 파괴한다. 오늘날 자본주의는 통제할 수 없이 질주하는 기차다. 자본의 세계화는 결국 빈곤의 세계화를 가져온다. 자본주의의 파괴적 행동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맑스주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효과적으로 조직하여 자본에 맞서 사회주의를 실천해 나가야 한다."

영국의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이론가이자 실천적 반신자유주의 운동가인 알렉스 캘리니코스(Alex Callinicos)는 2005년 5월  21일 서울 중앙대에서 반전·반자본주의 노동자 운동 '다함께' 주관으로 열린 강연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본가를 A, B, C로 나누는 건 어리석은 짓"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캘리니코스는 이날 '21세기 자본주의-노동계급은 사라지는가'라는 제목의 강연회에서 "노동을 착취하여 이익을 얻는다는 점에서 자본가는 하나다. 자본가를 하나, 둘로 나누어 이쪽이 낫다 저쪽이 낫다고 구분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며 "세계화의 흐름에 반대하는 모든 맑스주의자들은 반자본주의 전선으로 단결해 자본주의를 붕괴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캘리니코스는 "세계화는 자본의 이동을 막는 모든 장벽을 없애 다국적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아주 특정한 의도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파괴 프로젝트"라고 규정하고 "따라서 거대자본의 신자유주의에 의해 추진되는 세계화는 날씨와 같이 적응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맞서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97~1998년 구제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한국의 많은 노동자들의 삶이 처참하게 깨지고 무너졌다"면서 "한국의 노동계급과 진보세력들은 1999년 미국 시애틀 전투에서 폭발하기 시작한 반세계화 물결에 동참하여 신자유주의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변혁운동의 중심세력은 여전히 노동자계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데일리중앙 진용석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이날 강연에서도 이른바 '다중'의 자율적인 저항운동에 의해 거대한 제국의 힘에 맞서야 한다는 안토니오 네그리의 자율주의 정치철학(아우토노미아)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지금 세계의 다중은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과정을 넘어서 새로운 단계인 초국가적인 제국에 살고 있으며, 국가간의 갈등과 충돌도 제국 안으로 흡수되었다는 네그리의 주장은 오류"라고 지적하고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중간의 갈등이나 조지 부시의 추종세력들이 제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제국주의(미국)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주장했다.

"노동계급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네그리 제국론 비판

그는 또 "고전적 맑스주의는 자본주의를 변형시킬 수 있는 힘이 노동자계급에서 나오는 것으로 분석한다"며 "세계에 흩어져 있는 노동자들이 하나로 뭉쳐 제국주의적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노동자는 네그리가 말하는 다중계급(자본주의에 억압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이윤추구를 위한 자본의 경제적 경쟁과 지정학적(국가간) 경쟁이 하나로 엮어지면서 제국주의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분석하고 "그래서 다국적 기업은 자신이 속한 국가의 제국주의 힘을 바탕으로 경제적 이윤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많은 이윤을 만들기 위한 기업간 경쟁이 국가간 갈등과 충돌로 확대되면서 제국주의가 나타난다는 것.

그는 특히 "동아시아 지역은 지정학적으로 다양한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어 중동 보다 더 위험한 화약고"라고 진단하고 "최근에 불거지고 있는 중일간, 한일간, 한중간 갈등이 이같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만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한판 붙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많이 있다"면서 "만약 그같은 일이 현실화될 경우 인류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않았던 핵무기 보유 국가들 간의 무력충돌로 이라크전 보다 훨씬 추악하고 소름끼치는 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런 의미에서 반세계화는 반전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노동자 단결하면 자본주의 깰 수 있어

▲ 2005년 5월 21일 서울 중앙대에서 열정적인 강연을 마친 영국의 변혁 운동가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한국 대학생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고 있다.
ⓒ 데일리중앙 진용석

또 "제국주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국주의는 자본주의 발전의 한 과정'이라고 한 인류 최초의 공산주의 혁명가 레닌을 이해해야 한다"며 "세계에 퍼져 있는 노동자들이 '우리는 하나다'라는 깃발로 모여들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 종교, 인종의 차이를 넘어 노동자의 이름으로 단결하면 자본주의와는 다른 세상의 건설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자본주의에서는 필연적으로 착취받는 계급이 있고, 노동계급은 변혁운동의 중심세력이며 이 같은 사실은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동계급의 정체성을 유지할만한 일자리조차 없어지는 한국의 현실에서 그의 이러한 믿음이 힘을 갖는다는 게 아이러니다.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이날 400여 명의 대학생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진행된 강연에서 "자신의 욕구에 따라 세상을 다 잡아먹으려는 거대기업 삼성에 맞서 영웅적인 저항투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대 학생들에게 뜨거운 연대의 정을 보낸다"며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자본 운동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또한 최근 노동조합 간부들의 잇따른 비리 의혹으로 노동운동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국의 노동계급은 지난 세기 반독재 투쟁으로 군사정권을 물리쳤고 김영삼 정권의 노동법 개악도 영웅적으로 저지시켰던 저력을 갖고 있다"며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잘 헤쳐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 19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22일 오후 3시 서울대학교 문화관 중강당에서 '정당과 사회운동'을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블레어 같은 실수하지 말아야"    
[인터뷰] 알렉스 캘리니코스, 민주노동당에 충고
알렉스 캘리니코스. copyright 데일리중앙

1950년 짐바브웨 출생으로 영국으로 이주하여 옥스포드대학을 나온 그는 현재 국제사회주의 경향의 트로츠키주의 정당인 영국 사회주의 노동자당(Socialist Workers Party) 중앙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국 반신자유주의 단체인 글로벌라이즈 레지스턴스(Globalise Resistance) 활동가이자 요크대학 정치학 교수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21세기 공산당선언으로 불리는 <반자본주의 선언>을 비롯하여 <미국의 세계 제패 전략> <마르크스의 사상> <노동자계급에게 안녕을 말할 때인가> <역사의 복수> <노동조합 속의 사회주의자들> <트로츠키주의의 역사> <포스트모더니즘 비판> <역사와 행위> <이론과 서사> <사회이론> 등이 있다.

일국사회주의론을 넘어 영구혁명론을 주장한 트로츠키의 사상을 지지하는 현존하는 최고의 맑스주의 혁명이론가이며 사회주의 활동가인 그를 21일 오후 중앙대에서 만났다.

- 이번 한국 방문이 다섯 번째인 것으로 아는데, 방문 목적을 말해달라.
"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이 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방문했다. 8개 나라의 학술연구자들이 맑스주의적 관점에서 한국경제에 대한 논문 및 주제발표를 하고 토론하는 자리였다.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제국주의와 글로벌 정치경제'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와 한국의 노동운동에 대한 열띤 토론도 벌였다."

- 유럽의 진보주의 운동과 한국의 진보운동에 차이점이 있다면.
"남한의 진보주의 운동에 대해서는 상세히 알지 못해 유럽의 진보운동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유럽쪽만 말하겠다. 유럽의 진보운동에는 두 개의 큰 흐름이 있다. 하나는 미국 중심의 초국적 자본에 의해 진행되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반세계화 흐름이고, 다른 하나는 급진적 좌파의 등장이다. 급진 좌파그룹의 등장 배경에는 그동안 좌파라고 생각했던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에 대한 실망이 자리잡고 있다. 부시의 '똘마니'로 변해버린 블레어에 대한 반발과 도전으로 나타난 것이다."

- 당신이 말하는 반자본주의 운동과 안토니오 네그리의 아우토노미아(자율주의) 정치철학 사이에 뚜렷한 경계점이 있으면 설명해달라.
"맑스주의 전통에 그 이론적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하느냐로 들어가면 서로 입장이 갈라진다. 네그리는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제국주의 과정을 넘어서 더 이상 갈등이 없는 새로운 단계(제국)에 들어왔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부시의 전략과 미중간의 갈등으로 봐서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네그리는 또 노동자계급이 사라지고 새로운 다중계급이 형성되었다고 하지만 이 주장도 틀렸다. 자본주의 안에서는 필연적으로 착취받는 계급인 노동자들이 있고, 이들은 모든 변혁운동의 중심세력이다. 21세기인 지금까지도 이같은 진리는 변하지 않았다."

- 한국의 진보세력은 2000년 1월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민주노동당을 창당했다. 한국의 민주노동당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노동계급에게 자신의 정치적 표현을 할 수 있는 정당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다. 중요한 것은 민주노동당이 유럽의 사회민주주의 정당처럼 자본주의를 개혁만 하고자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좌파정당이 더 이상 토니 블레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았으면 한다."

- 당신을 사회주의 혁명이론가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렇게 부르는 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론가 보다는 정치활동가라는 말이 좀 더 강조되어 불려졌으면 좋겠다. 지난 6년 동안 유럽의 반세계화 운동에 깊숙히 개입해 왔다. 이론가이면서 활동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마르크스주의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노동자들에게 자본주의가 수단적인 위기를 내포하고 있으며, 노동계급을 착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키고 노동자가 중심이 되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론이다."

- 최근 위기에 빠진 한국 노동운동에 충고 한마디.
"현 시점에서는 노조에 대한 강력한 지배계급의 공격이 일어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사장 등 지배계급은 노조 비리를 이용하여 공격을 한층 가속화 할 것이다. 한국의 노동조합 부패는 노조가 자본주의 논리에 얼마나 흡수되느냐에 달려 있다. 노조 지도자들이 사용자들과 싸우지 않고 점점 타협을 하게 된다면 노조는 타락하고 부패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노조의 부정부패는 반드시 반대해야 한다. 그렇지만 부패의 본질이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를 파악하여 그것에 명확히 맞서야 한다. 한국의 노동운동은 지난 독재시절 군사정권을 퇴장시키고 김영삼 정권의 개악안도 영웅적으로 물리쳤던 저력이 있다. 이 저력을 바탕으로 지금의 위기를 잘 헤쳐나갈 것으로 확신하다." / 석희열

 

- 최근 위기에 빠진 한국 노동운동에 충고 한마디.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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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임 2014-08-31 08:02:05
어디서 나온 것일까?
역시 옥스퍼드대학인가. 옥스퍼드 옥스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