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학교, 강남3구 출신을 위한 귀족학교로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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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학교, 강남3구 출신을 위한 귀족학교로 변질
  • 최우성 기자
  • 승인 2014.09.2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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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3명은 강남3구 출신, 외국인·제주출신은 소수... 박주선 의원 "국민의 교육기회 차단"

부모 재력이 입학 조건?
제주국제학교가 4년제 사립대 등록금의 7배에 해당하는 비싼 학비로 서울 강남3구 출신 학생들을 위한 귀족학교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귀족학교들은 학생의 실력보다는 부모의 달러(재력)에 좌우된다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제주의 사립국제학교인 노스런던컬리지어트스쿨 제주(NLCS jeju)의 전경.
ⓒ 데일리중앙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운영하는 제주국제학교가 비싼 학비로 서울 강남3구 출신 학생들을 위한 귀족학교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또다시 나왔다.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 입학생들의 상당수가 서울의 이른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출신으로 드러났다. 정작 제주 출신은 소수에 그쳤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이들이 학교에 내는 학비가 연간 5000여 만원으로 4년제 사립대학교의 등록금보다 7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새정치연합 박주선 의원이 28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제주영어교육도시 관련 현황'에 따르면 현재 제주영어교육도시 내에는 두 개의 사립, 한 개의 공립 국제학교가 있다.

사립국제학교인 노스런던컬리지어트스쿨 제주(NLCS jeju)의 경우 내국인 학생 707명 가운데 47.9%인 339명이 서울 출신이다. 특히 서울의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 출신 학생이 31.0%(219명)에 달했다.

또 다른 사립국제학교인 브랭섬홀아시아(BHA)는 전체 내국인 학생 중 서울 출신 학생이 40.6%, 강남 3구 출신 학생은 23.0%로 나타났다.

공립국제학교인 한국국제학교 제주(KIS Jeju)는 강남 3구 출신 학생이 17.1%인 것으로 조사됐다.

▲ 국회 교문위 새정치연합 박주선 의원은 28일 "해외유학 등을 막겠다는 이유로 설립된 제주국제학교가 귀족학교로 운영되어 교육기회의 평등을 현저히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 데일리중앙
이들 학교의 등록금과 기숙사비 등을 포함한 학비는 'NLCS jeju'가 초등학교 과정의 경우 연간 수업료가 2579만원, 중학교 2700만원, 고등학교 3253만원이다. 여기에 초등학생 1491만원, 중학생 1615만원, 고등학생 1646만원의 기숙사비를 합하면 연간 학비가 최대 5000만원을 넘는다.

'BHA'도 고등학생의 경우 연간 수업료 3126만원에 기숙사비 1992만원을 합하면 연간 학비가 5100만원에 이른다.

공립학교인 'KIS jeju'조차도 고등학생 경우 연간 수업료 1974만원, 기숙사비 1250만원를 합하면 연간 학비가 3300여만원에 달한다.

제주국제학교를 설립한 목적 중 하나가 글로벌 인재를 국내에서 육성하자는 것. 그러나 여러 국적을 가진 외국인 학생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는 제주국제학교가 서울 강남과 성남 분당 등 부잣집 자녀들을 위한 귀족학교로 변질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학교가 이 모양이다 보니 학교를 운영하는 JDC는 퇴직금을 제멋대로 지급하는가 하면 회삿돈을 카드깡으로 유용하는 등 수십가지의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지적받았다.

박주선 의원은 "제주영어도시 내 국제학교의 연간 학비가 많게는 4년제 사립대의 연간 평균 등록금인 736만원의 7배에 이르고 있다"며 "공립학교로 설립된 한국국제학교마저 연간 3300여만원의 학비를 요구하는 것은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차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해외유학 등을 막겠다는 이유로 설립된 국제학교가 귀족학교로 운영되어 교육기회의 평등을 현저히 해치고 있다"며 교육기회 평등을 위한 대안 마련을 당국에 촉구했다.

최우성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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