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자원공사, 해외자원개발사업 총체적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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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자원공사, 해외자원개발사업 총체적 부실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4.10.21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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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속고·치이고 수백억원 날릴 판... 야당, 청문회 주장

▲ 이명박 정부 하에서 진행된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해외자원개발사업이 총제적 부실로 드러나고 있다. 국회 산업위 추미애·오영식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21일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 데일리중앙
이명박 정부 하에서 이뤄진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해외자원개발사업이 총제적 부실로 드러나고 있다.

까도 까도 나오는 양파 같은 부실한 해외자원개발사업 전체에 대해 청문회를 열어 사업의 공과를 가려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1일 국회에서 열리고 있는 국회 산업위의 광물자원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부실한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지고 있다.

새정치연합 추미애 의원은 광물자원공사가 인도네시아 유연탄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페이퍼컴퍼니에 속아 320억원을 날리게 될 처지에 놓였다고 질타했다.

추 의원이 광물자원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는 인도네시아 카푸아스에서 유연탄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2011년 9월부터 올 6월 현재 총 320억10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카푸아스 탄광의 2014년 6월 기준 순 자산 가치는 266억18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53억9200여 만원이 증발해버린 것이다.

광물자원공사는 현재 카푸아스 유연탄 개발사업 지분 23.4%를 갖고 있고 39%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할 예정이다.

공사 쪽 지분 매도자인 PGWC(Prime Great Wise Capital, 대주주 : Benny)가 받게끔 돼 있는 산림훼손허가를 계약기간인 2014년 6월 이내에 해결하지 못하자 광물자원공사는 허가 취득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연탄 시장 불황에 따라 매도자 쪽인 PGWC에 허가취득기간 연장 불가를 통보하고 광물자원공사는 계약에 따라 PGWC로부터 인수한 지분 24.9% (292억)에 대한 환매를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는 10월 31일 광물자원공사 이사회에 제출될 보고서에 따르면, 공사는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총 매매금액 2780만 달러(한화 약 292억원)를 5회에 걸쳐 매도자 쪽에 분할 환매할 계획이다. 5회로 분할 환매를 통해 다 받아낼 자신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사실상 분할환매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왜냐하면 광물자원공사가 싱가폴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Prime Asia Resources와 계약을 맺은 PGWC의 주소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사서함(Post Box)으로 페이퍼컴퍼니임이 드러났기 때문.

그런데도 광물자원공사는 환매 또는 회수를 못하더라도 광업권은 가지고 있어서 문제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탄광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산림훼손허가임을 고려하면 광업권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추미애 의원은 "카푸아스 유연탄사업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사업이며 지난 MB정권에서 임기 내에 성과내기에 급급한 정권의 과욕과 그저 정권의 눈치보기에 급급했던 공기업들이 함께 벌인 파렴치한 해외자원개발투기에 국민들은 피눈물을 흘린다"고 말했다.

또 광물자원공사가 사업성이 전혀 없는 유연탄광에 지분을 투자했다가 176억원을 날린 사실도 드러났다.

새정치연합 오영식 의원은 "광물자원공사가 2010년에 진행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블락플라츠(Vlakplaats) 유연탄광 개발사업에 지분을 투자했다가 경제성이 없어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투자 원금 187억원 중 176억원의 손실을 입고 2013년 이를 전액 손실처리했다"고 지적했다.

광물자원공사는 두 차례나 현장 실사를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블락플라츠 지역이 남아공이 2008년 제정한 습지법에 따라 탄광 개발이 가능한 지역은 전체 면적의 반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한다.

탐사단계에서 개발단계로 진행되기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환경 관련 위험요소들에 대한 검토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그 결과 사업은 좌초됐고 광물자원공사가 투자한 187억원 가운데 광물자원공사의 현지법인에 남아있는 탐사비용 11억원을 제외하고는 176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

오영식 의원은 광물자원공사의 부실한 해외자원개발사업 문제점을 지적하고 "청문회를 통해 MB정부 5년 간의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해 그 공과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물자원공사는 또한 멕시코 볼레오 동광 개발사업 관련 컨소시엄사인 SK, 현대하이스코, 일진 등이 미납한 4200만 달러(420억 원)을 대납한 것으로 밝혀졌다.

컨소시엄에 참가한 SK, 현대하이스코, 일진 등이 투자하기로 했다가 투자금을 내지 않은 것을 광물자원공사가 대납해준 것이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부좌현 의원은 "볼레오사업에 대해 광물공사 스스로 확신이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광물공사는 볼레오 사업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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