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의 탈 쓴 화상경마장, 국민 80%는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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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의 탈 쓴 화상경마장, 국민 80%는 "도박"
  • 허윤하 기자
  • 승인 2014.11.12 2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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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주변과 도심지역 설치 제한 필요... 농림부와 마사회에 경고

▲ 한국마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용산화상경마장 확장 이전과 관련해 주민과 시민사회, 정치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화상경마장을 레저라고 우겨대는 정부의 나홀로 질주를 제지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국민 10명 중 8명은 화상경마장이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원혜영 국회의원과 참여연대는 1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우리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마사회는 경마팬과 지역민의 문화생활을 돕는다는 측면에서 현재 전국 30곳의 화상경마장을 운영하고 있다.

명목상으로는 그렇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지난 2013년 마사회 전체 마권매출액 중 72.4%에 해당하는 5조5819억원이 화상경마장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토록 주장하는 건전한 레저게임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쯤되면 심심풀이식으로 즐기는 취미라기 보단 도박게임으로 보인다는 말이 흘러나올 법도 하다.

우리리서치가 실시한 조사 결과 화상경마장을 '도박'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무려 79.5%에 달했다.

반면 '레저'라고 보는 응답자는 10.7%에 그쳤다.

원혜영 의원은 "정부가 아무리 화상경마장이 레저라고 주장해도 국민은 도박이라고 생각한다"며 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용산 화상경마장의 정식 개장을 놓고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추가 과세법안 및 퇴출 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화상경마장에 나빠진 여론을 반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발단은 그 위치가 학교와 주거시설이 밀집한 도심 한복판에 들어서면서 부터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의 81.0%가 화상경마장의 도심 입점에 대해선 '반대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화상경마장을 레저로 보는 응답자 중에서도 반대(48.5%)가 찬성(44.2%)보다 많았다.

이는 님비현상(Not In My Back Yard)이 적용된 예로 볼 수 있다.

만약 화상경마장이 '내가 사는 지역'에 들어온다면 학습권과 주거환경권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생각해 건립을 꺼린다는 뜻이다.

함께 조사에 나선 참여연대는 "농림부와 마사회는 도심 화상경마장 개장을 강행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단호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1차 종합계획대로 화상경마장 축소 및 외곽 이전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원혜영 의원 또한 "(화상경마장이) 불법 경마를 막기 위한 순기능이 있다 하더라도 화상경마장 설치 규정을 엄격화해 학교 주변이나 도심지역 설치를 제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조사는 우리리서치가 지난 10~11일 이틀 간 만 19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자동전화조사방식을 통해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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