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호남의 절망에도 무사태평" 문희상 비대위에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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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호남의 절망에도 무사태평" 문희상 비대위에 직격탄
  • 허윤하 기자
  • 승인 2014.11.13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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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여론, 특정계파 당 장악하면 100% 신당 가야"... 노무현 넘어서야 '집권' 가능

"문희상 비대위가 잘못 가고 있다. 계파 수장들이 모여서 당을 끌고 가겠다고 선언한 이후 당이 더 엉망이 됐다."
새정치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 당 지도부를 향해 "구태정치의 전형이자 혁신대상"이라며 거세게 공격했다. 특히 신당설을 거론하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문희상 비대위가 잘못 가고 있다. 계파 수장들이 모여서 당을 끌고 가겠다고 선언한 이후 당이 더 엉망이 됐다."

정 고문은 13일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주최로 전주에서 열린 시민강좌에 강연자로 나서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실명 거론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문희상 위원장을 정점으로 정세균·박지원·문재인 등 당내 계파 수장들로 꾸려진 비대위 체제를 정조준했다.

정 고문은 문희상 비대위의 문제의 핵심으로 ▲세월호를 버렸으며 ▲특정 계파의 사당화 ▲불분명한 정체성을 지적했다.

제일 큰 문제는 역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야성을 잃어버린 소극적 대응.

정 고문은 "대통령이 정한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따라서 협상하는 야당이 전 세계에 어디에 있느냐"며 정곡을 찔렀다.

이 때문에 세월호 유가족은 물론 시민사회, 야권 지지자들로부터 '야당은 빠져라' '새정치연합은 야합당, 새누리당 2중대'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7.30재보서 참패로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고 계파 극복의 사명을 띄고 출범한 비대위가 오히려 특정 계파의 독과점 연합체가 돼 버렸고, 혁신의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개탄했다.

지역위원장을 새로 선정하는 조직강화특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

당원의 참여를 원천 배제한 채 자기들끼리 밀실에서 제멋대로 심사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해버렸다고 조강특위를 비판했다.

정 고문은 특히 "지난 총선에서 사실상 특정 계파가 공천했던 비례대표 의원 11명이 지역위원장을 신청한 것도 야당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당권을 쥐고 있는 사람이 기득권을 내려놓기는 커녕 혼란한 틈을 타 당을 장악해버리겠다는 발상은 구태 정치의 전형이라고 했다.

당내 친노-비노 세력에 대해서도 벌거벗은 패거리 문화에 빗대며 원색 비난했다.

정 고문은 "친노는 책임과 반성이 없고, 비노는 시대정신이 없다"며 "둘 다 공통점은 정체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선과 정체성이 없기 때문에 남는 것은 벌거벗은 패거리 권력투쟁뿐이고, 이것이 오늘 새정치연합에서 목격하고 있는 엄연한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정 고문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한 민주당이 정부가 될 가능성,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냉정하게 말하면 노무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더 좋은 세상을 꿈꿔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고 정권을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보편적 복지, 합리적 진보주의자인 정 고문은 또한 당내 합의주의자들, 절충주의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야당마저 중도, 중간층을 외치면서 새누리당과 가까워지면 그 속에서 죽어나는 것은 서민과 사회·경제적 약자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민과 사회·경제적 목소리를 못 내는 약자들의 권리와 이익을 정확히 대변하는 '합리적 진보' 노선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고문은 또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무상보육·무상급식·복지재원 논란과 관련해부자 감세 철회를 역설했다.

재벌·부자 감세 원상 복구와 사회복지세 도입으로 무상보육·무상급식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상임고문이 이렇게까지 말할 수 있는 데에는 민생 속으로 들어가 민심을 직접 들었기 때문.

정 고문은 지난 10월 26일 무주,진안,장수를 시작으로 11월 6일 순창,남원까지 전북 시군 전역을 도는 '경청투어'를 했다.

그 결과 "단 한 사람도 새정치연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며 호남의 민심 이반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호남 민심의 분노와 절망을 가감없이 전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권교체가 물 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회의와 질책의 목소리가 많았다고 했다.

정 고문은 이 대목에서 '제3의 정당', 신당설을 언급했다.

그는 "'특정 계파가 당권을 장악하면 그 당은 지지할 수 없다. 그 때는 100% 신당으로 가야 된다.' 그것이 현재 호남의 민심"이라고 소개했다.

호남 민심이 이렇게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도 당 지도부만 '무사태평'이라고 꼬집었다. 더 나아가 "그렇게 평온해 보일 수가 없다"고 비꼬아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이 이처럼 혁신도 되지 않고 계파정치가 극에 달하는 이유는 '절박함'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호남 패권에 안주해 당내 공천만 따내면 된다는 생각에 빠져 있으니 더욱 계파정치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곧 계파 수장의 당권 장악과 눈치보기·줄대기, 계파 패권 정치의 악순환이라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 고문은 "국민은 정말 따뜻한 위로를 받고 희망을 보고 싶어한다"며 "그게 안 되는 야당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정동영 고문은 마지막으로 "그렇게되면 국민들이 야권 재편을 강하게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문희상 비대위를 향해 직격탄를 날렸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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