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편지 265] 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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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 편지 265] 여울
  • 한상도 기자
  • 승인 2015.03.2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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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도(농부 작가)

한상도 작가는 한대 국문과를 나와 공기업 등 직장생활을 하다 고향인 강원도 영월로 귀농한 농부 시인이다. 땅을 일구고 채마밭을 가꾸며 틈틈이 자신의 감성을 글로 표현하는 '태화산 편지'를 쓰고 있다. 한상도 시인의 '태화산 편지'을 데일리중앙에 연재한다. - 편집자주

▲ ⓒ 데일리중앙
김삿갓을 관통하는 옥동천의 한 여울목입니다.

동굴동굴한 자갈을 타고 흘러내리는 여울물이 차창 너머로 보기에도 맑고 시원해 갓길에 차를 세우고 잠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자갈에 부딪쳐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 촬촬촬 소리까지 내며 흐르는 여울물이 마치 통통 튀는 청춘들의 재잘거림 같아 보고만 있어
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한때는 못과 같이 깊은 물이 좋았습니다. 흐르는 듯 마는 듯 무심한 물결, 시퍼렇기만 할 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속. 사람이란 모름지기 저래야 한다 했었는데 이제는 저 여울처럼 밝고 쾌활한 것이 좋으니 저도 이제 나이가 들만큼 들었나 봅니다.

사람은 누구나 지나간 것, 다시 올 수 없는 것에 대해 아쉬움과 그리움을 가지게 마련이니까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몸은 안돼도 마음은 되돌릴 수 있다는 것. 이제는 마음이라도 저 여울처럼 살고 싶다...

여울물에 실려온 봄의 기운에 취해 잠시 상념에 젖어보는 어느 봄날의 상춘곡입니다.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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