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대응실패, 정보 비공개로 일관, 컨트롤타워 부재 등 메르스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고 오히려 공포만 키운 정부의 무능에 국민이 제대로 뿔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6월 2주차 주간집계를 실시해 그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특히 메르스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5월 4째주 조사에서 44.7%의 다소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상승세를 꾀하던 것과는 정 반대의 결과다.
이처럼 2주라는 짧은 기간동안 지지율이 10%포인트이상 크게 떨어진 적은 작년 세월호 참사(4월 3주차~5주차, 11.8%포인트)와 비선실세 국정농단(11월 4주차~12월 2주차, 10.2%포인트) 이후 세 번째다.
메르스 사태가 본격화 되기 직전인 지난 2일부터 2차 감염의 최대 고비라던 12일까지 일간 지지율을 살펴보더라도 민심의 향방이 극명하게 드러난다.특히 메르스 환자가 대폭 증가하고 10대 확진환자의 소식이 들려 온 지난 8일에는 부정평가가 61.3%, 긍정평가가 33.4%로 주중 최악을 기록했다.
지난 2주 동안 모든 지역과 계층에서 지지율 하락폭을 살펴봤더니 최대 15.9%포인트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부산·경남·울산(15.9%포인트▼, 51.4%→35.5%), 30대(15.4%포인트▼, 30.9%→15.5%), 무당층(9.4%포인트▼, 25.3%→15.9%), 진보층(9.5%포인트▼, 25.1%→15.6%)에서 두드러졌다.
커다란 후폭풍을 낳고 있는 메르스 사태 속에서 새누리당과 김무성 대표의 지지율 마저 온전하지 못했다.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지난주와 비교해 1.8%포인트 하락한 36.5%로 3주 째 하락세를 그렸다.
이는 '메르스 총리'로 비유되는 황교안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인준안 단독 채택을 강행함으로써 또다시 날치기 통과에 대한 국민의 우려도 한 몫 했다.
메르스 확산이 본격화 된 지난 3일 36.0%로 뚝 떨어진 당 지지율은 살짝 회복세를 보이는 듯 하다가 8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민관합동대응체계 구축 발표 및 황 후보자 인사청문회 시작일부터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이와는 반대로 자체 메르스 특별 대책반을 꾸리며 정부에 정보 공개를 촉구해 왔던 새정치연합은 전주와 비교해 2.3%포인트 상승한 30.3%를 기록했다.
두 정당의 지지율 격차는 6.2%포인트로 세월호 참사 1주기 이후 가장 많이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4.29 재보선 압승에 여유를 부렸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전주에 비해 3.8%포인트 하락한 19.5%를 기록해 4주 천하를 마감했다.반면 메르스 사태에 관해 국민에게 정보를 공개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펼쳤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19.9%를 기록해 1위 자리를 꾀찼다.
김 대표와 박 시장의 격차는 불과 0.4%포인트.
만약 메르스 3차 대란이 벌어지고, 박 시장의 허위사실 유포혐의와 관련한 검찰 수사에 국민들의 분노가 잠재워지지 않는다면 향후 이들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스를 넘어 코르스(KOREA + MERS)로 불리고 있는 신종 전염병의 국내 타격에 국민들은 물론이거니와 국제 사회도 불안에 시달리고 있어 신속하고도 철저한 방역 대책이 절실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일~12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전화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