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편지 386] 어수리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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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 편지 386] 어수리국수
  • 한상도 기자
  • 승인 2015.08.28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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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도(농부 작가)

▲ ⓒ 데일리중앙
첫돌이나 생일, 결혼 등 경사가 있는 날에는 예로부터 국수를 많이 먹었습니다.

국수의 다발처럼 좋은 일이 오래 이어지고 또 장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10월 3~4일로 예정된 김삿갓 투어. 4일의 점심도 국수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님과 저, 그리고 님과 님 사이의 인연과 우정이 국수처럼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입니다.

하지만 강원도에도 하나 밖에 없는 국제슬로시티의 조합인데 시중에 있는 일반국수를 대접할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어수리국수를 만들었습니다. 임금님께 드리는 나물 어수리를 가루로 만든 다음 제면소에 의뢰해 국수를 뽑았습니다.

연푸른 빛이 감도는 어수리국수. 비쥬얼부터 확 마음에 들자 맛이 궁금해졌습니다. 집사람이 집을 비운 하루를 참지 못하고 제 손으로 어설프게 잔치국수를 끓였습니다.

쫄깃쫄깃한 식감에 살짝 번지는 어수리 향, 끓이자 더 밝게 빛나는 연푸른 빛깔까지... 그래, 됐어! 이만하면 됐어! 저도 모르게 감탄사가 연이어 튀어나왔습니다.

어떻습니까? 저희 조합 외에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어수리국수. 님께서도 한번 맛보고 싶지 않으십니까?

말만 들어도 가슴이 시큼한 10월의 첫 주말. 태화산이 있는 이곳 김삿갓으로 오십시오. 저 어수리국수로
시큼한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 드리겠습니다.

한상도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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