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회장 경영 복귀... 삼성전자 회장에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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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전 회장 경영 복귀... 삼성전자 회장에 컴백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0.03.24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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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퇴진 선언 후 23개월만에 번복한 셈... 야당 "한편의 삼류 코미디" 맹비난

▲ 지난 2008년 4월 4일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비자금 및 경영권 불법승계 등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한남동 조준웅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그는 이날 "국민께 소란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비자금 및 경영권 불법승계에 대한 책임을 지고 2008년 4월 퇴진했던 이건희(68) 전 삼성그룹 회장이 24일 경영 일선에 전격 복귀했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사장단협의회가 이건희 회장의 경륜과 경험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복귀를 요청하는 건의문을 작성하게 됐다"고 이 전 회장의 복귀 사실을 전했다.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사면·복권 조치로 경영 복귀설이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설이 재계 안팎에서 계속해 나돌았다.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는 스스로 대국민 퇴진 선언을 한 뒤 23개월 만의 번복이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이유로 특별사면 복권된 지 3개월 만이다.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는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지수가 개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로 장중 내림세로 기울었지만 삼성전자는 1% 이상 올라 82만원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주요 야당들은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한 편의 코미디에 빗대 비판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오랜 재판 끝에 유죄 판결을 받고 사면복권된 지 얼만 안 된 이건희 전 회장의 경영 복귀에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많은 국민들은 그가 경영에 복귀해야 할 절박한 이유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훨씬 더 세게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비판했다. 

민노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 사면으로 '법과 정의는 오간 데 없고 돈만이 남았다'는 국민의 탄식 따윈 안중에도 없는 국민 기만행위이며 건강한 경제를 좀먹는 족벌 삼성공화국으로 회귀하는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우위영 대변인은 이날 내놓은 논평을 통해 "이건희 회장은 비록 이명박 대통령의 '비지니스 프랜들리' 정신으로 정권에 의한 사면을 받았을지는 몰라도 상식과 정의를 꿈꾸는 국민들에게는 아직 사면받지 못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또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로 다시금 족벌 삼성으로 회귀하는 행태를 보이는 한 스스로 그렇게 소망해 마지않는 초일류 기업은 이미 물 건너간 일일 뿐임을 명심하라"고 충고했다.

▲ 삼성 이건희 회장(오른쪽)과 사장단이 2008년 4월 22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1층 국제회의실에서 경영쇄신안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진보신당은 이건희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삼류 코미디'에 비유하며 "이건희 개인을 위한 이명박 대통령의 원포인트 사면이 이런 삼류 코미디를 불렀다"고 비판했다.

노회찬 대표는 "경영 퇴진과 복귀 모두가 3류 코미디 수준"이라며 "이런 3류 코미디의 배경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부도덕한 재벌총수 비호와 이건희 만을 위한 원포인트 사면 강행이 있다"고 개탄했다.

심상정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는 "이건희 전 회장의 삼성전자 회장 복귀는 이건희 회장 부활을 위한 치밀한 각본에 의한 것"이라며 "그가 '지금이 위기'라고 했는데, 법 위에 군림하는 이 전 회장의 복귀야말로 삼성의 새로운 위기의 시작이자 대한민국의 위기다. 참으로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또 김종철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명분으로 어처구니없는 유전무죄 사면을 해주자마자 거리낌 없는 행보를 이어오다가 오늘은 스리슬쩍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한 것"이라며 "참으로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비난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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