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원유철, 김종인의 대표성 논란을 보며
상태바
[칼럼] 원유철, 김종인의 대표성 논란을 보며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6.04.19 09: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병익(정치평론가이자 칼럼리스트)
▲ 여당 참패, 야권 승리로 끝난 총선 후폭풍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비대위 구성을 둘러싸고 계파 갈등이 재연되는 모양새다.
ⓒ 데일리중앙

새누리당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원유철 원내대표를 임명한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20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타당하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대표직을 사임하고 물러난 마당에 원유철 원내대표도 물러난다면 지도부 공백으로 식물정당이 되고 만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원 위원장은 자신의 임명이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이 맡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쇄신하고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에 임명된 것은 새누리당으로서는 불행한 일이라고 본다. 친박, 비박 가릴 것 없이 잘못된 임명이라고 말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적절치 않은 임명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당 대표 경선을 치르기 전까지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하는데 비대위원장은 중립적이고 개혁적인 인사가 책임져야 할 자리라고 본다. 당의 사정을 잘 알고 새누리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해 줄 조타수와 같은 역할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당 출신 인사나 범여권의 명망 있는 분이 적절하다고 본다.

필자가 생각하는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 박찬종 전 의원, 한화갑 전 의원, 강봉균 공동 선대위원장이 적합하다고 본다. 비대위원으로는 현역의원들과 당 밖에서 새누리당에 조언을 하는 그룹에서 찾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원유철 비대위원장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다. 반대하는 제일 큰 이유는 총선패배를 책임지고 당을 쇄신할 수 있는 인사를 원하는 당원과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의미로 생각된다. 새누리당은 획기적으로 변해야 하는 시점이다. 때를 놓치면 국민들의 반감만 사게 될 것을 인식해야한다. 원유철 원내대표가 사심이 없다면 비대위원장직을 스스로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도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인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총선에서 원했던 의석보다도 더 많이 얻고 원내 제 1당이 되었음에도 김종인 대표 체제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친노세력들 간에 암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김종인 대표는 당대표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합의추대를 한다면 거절하지 않겠다는 복심을 내 비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의 의사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지만 친노세력의 김종인 비토는 향후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종인 대표가 당무에서 물러나면 문재인 전 대표에게는 악재로 돌아올 수 있음이다. 당내 최대계파의 수장이자 차기 대권후보인 문재인 대표가 당의 전면에 나서게 된다면 앞으로 남은 대선 때까지 문재인 대표는 많은 시련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친노세력은 김종인을 잡으려다 문재인을 주저앉히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그러므로 친노세력과 문재인 대표는 서둘러서 당권을 잡으려다가 더불어민주당의 대권플랜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김종인 대표체제가 가져 올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를 잘 살펴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당 대표와 관련해서 갈등을 겪게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는 한발 물러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게 될 것이고 더민주는 결국 김종인 대표 체제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언젠가는 물러나야 할 김종인 대표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닐 것으로 판단한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체제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호남에서의 압도적 지지로 38석을 획득한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체제를 당장은 흔들 수 없겠지만 당권, 대권 분리를 요구하면서 호남출신의 중진들은 당권을 가져오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 안철수 당 대표와 안철수 대선후보를 동시에 가져가려고 한다면 안철수 1인 정당이라는 오해를 불식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당내에서 일정한 타협이 이루어 질 가능성이 높다.

어느 당이 더 민주적이고 혁신적인가 하는 것은 국민들의 눈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다소 권위적이고 획일적인 체제의 새누리당도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1인 지배체제의 정당의 모습은 어느 당에서도 보기 힘들게 될 것이다. 당의 얼굴인 대표는 당의 현실과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지만 국민의 눈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당의 대표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어차피 20대 국회가 개원하고 나면 전당대회를 통해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게 될 것이고 당의 관리를 잘 해줄 경륜과 지혜가 있는 분을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