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 송민순 회고록 정면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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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 송민순 회고록 정면 격돌
  •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 승인 2016.10.1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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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문란·내통·꼭두각시·반역"... "이성을 잃었다. 제2의 NLL 포기발언 공작"
▲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을 둘러싸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격돌하고 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두 당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 문제를 놓고 상대를 향해 총공세를 펼쳤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 파문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주권포기' '국기문란' '적과 내통' 등 격한 발언을 쏟아내며 국정조사와 청문회, 특검 등을 거론하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참으로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정부여당의 '색깔론' '종불몰이' 타령으로 받아치고 있다.

국민의당은 가운데서 둘 다 그르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각각 당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서로를 향해 공세를 취하며 정면 격돌했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등 각종 비리로 코너에 몰린 새누리당은 호재를 만났다는 듯 이 기회를 반전의 계기로 삼아 야당을 향해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김정일의 결제를 받아 우리 외교안보정책을 결정했다는 송민순 전 장관의 회고록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한민국의 주권포기이자 심대한 국기문란행위"라며 "국정조사, 국회청문회, 특검, 검찰수사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국민 앞에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송 전 장관 회고록을 조목조목 언급한 뒤 "2007년 11월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비서실장 등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북한 김정일에게 사전보고를 했다. 김정일의 반대의사를 확인한 후 기권으로 최종입장을 정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국민과 역사 앞에 참회하는 심정으로 2007년 10월 전후로 있었던 추악한 대북거래에 대해 낱낱이 고백해야 한다"며 10가지 공개 질문을 던졌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주권포기사태'라고 더불어민주당의 정체성을 거론했다.

조 최고위원은 "북한의 지시에 의한 유엔 인권결의안 기권과 같은 유사한 사건들이 유독 많았던 것도 우리는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하고 그 반대가 북한의 생각과 거의 같이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한 내용들도 분명하게 밝혀야 될 시점이 돼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북한 시녀정권' '꼭두각시' '반역'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문재인 전 대표를 공격하며 정계은퇴를 압박했다.

이 최고위원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투표 시 '불참~기권~찬성~기권'의 갈지자 행보를 보면 한 마디로 부끄러운 북한의 시녀정권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대한민국의 주권 포기선언과 진배없다.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은 국민 앞에 공개 사죄하고 신속하게 정계은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석호 최고위원은 "이는 범죄자에게 어떤 처벌을 원하느냐 묻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중대한 국기문란 사건으로 규정해 국회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최연혜 최고위원도 가세했다. 최 최고위원은 "문재인 전 대표 등 야당 강경파들의 중대한 역사적 오판으로 인해 지금 우리 국민이 북학핵의 인질이 되어 있다"며 "문재인 전 대표는 북한 김부자의 최고 아바타 노릇을 하며 저지른 중대한 역사적 과오를 국민께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지금이 한가하게 색깔론 종북놀음이나 할 때냐며 공세 차단에 나섰다. 특히 새누리당의 대대적인 공세를 '난리법석'에 빗대며 강하게 비판했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우리나라 대통령과 집권당, 검찰 권력은 한참 낡은, 정말 환멸스러운 종북몰이 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있다"며 "참으로 한심하다. 그러니 박근혜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역대 최저치인 26%로 떨어졌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북핵 미사일 위기, 대우조선, 한진해운 위기, 안보위기, 민생위기는 뒷전이고 캐도 캐도 끝이 없는 최순실 게이트 의혹들로 대통령의 도덕과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하고 등 나라가 총체적 난국인데 새누리당은 이성을 잃은 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막말과 흠집내기, 야당에 대한 색깔론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 전 대표에 대한 흠집내기와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언급했다.

김영주 최고위원은 새누리당의 정치공세는 제2의 'NLL 포기발언'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송민순 전 장관의 회고록을 빌미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관련 최순실·차은택 게이트와 검찰의 야당 표적기소, 보복기소 물타기에 여념이 없다. T/F를 만들고, 청문회, 국정조사, 대통령기록물 열람 얘기도 하고 있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장면"이라며 "바로 제2의 'NLL 포기발언' 공작"이라고 비난했다.

전해철 최고위원은 "송민순 전 장관의 회고록에 실린 10년 전 북한에 대한 유엔인권결의안과 관련한 새누리당의 공세는 정부의 부정부패, 민생 파탄을 일시에 덮고 국민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구태의연한 색깔론이자 전형적인 물타기 정치공작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최인호 최고위원은 정부여당의 대대적인 종북공세, 색깔몰이에 대해 '냉전 DNA'의 부활이라고 지적했다.

최 최고위원은 "문재인 전 비서실장은 북한에 물어볼 이유도 없고 물어보지도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새누리당은 정문헌 전 의원이 유죄를 선고받은 'NLL 포기 조작 사건' 같은 구태를 재현해 정치적으로 이득을 보려는 음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은 둘 다 문제라는 투로 거대 정당의 격돌을 관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박지원 국민으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 공식회의에서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의 회고록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저는 먼저 문재인 전 대표께서 명확한 이야기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갖는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그러나 시도 때도 없이 정부여당과 청와대에서 색깔론으로 이 문제를 매도하려고 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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