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최순실 검찰 출석... "죽을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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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최순실 검찰 출석... "죽을죄 지었다"
  • 이성훈 기자·주영은 기자
  • 승인 2016.10.3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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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모자에 스카프로 얼굴 가린 채 울먹여... 야당 "국민은 피눈물 흘렸다"
▲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국정 농단'의 몸통으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동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검은 모자에 스카프를 둘러 얼굴을 가린 채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최씨는 검찰청사에 들어서면서 주저앉으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최씨는 청사로 들어선 뒤 "죽을 죄를 지었다"며 국민께 용서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이성훈 기자·주영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국정 농단'의 몸통으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동 검찰에 출석했다.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지자 도피하듯 지난달 3일 독일로 출국해 종적을 감춘 뒤 58일,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지 27일 만이다.

야당은 검찰에게 명운을 걸고 수사 결과를 통해 조직의 존재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날 오후 3시 검은 모자에 스카프를 둘러 얼굴을 가린 채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최씨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 없이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청사 앞에는 수십 명의 시위대가 몰려 '박근혜 하야' '최순실 구속' 등을 외치면서 포토라인이 무너졌다. 이 때문에 최씨는 주저앉으면서 울먹였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최씨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청사 안으로 밀려들어 간 뒤 조사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국민 여러분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십시오"라말하기도 했다.

최씨는 이 사건 수사를 전담하는 형사8부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씨를 상대로 미르와 K스포츠재단 설립과 수백억원대 기금 모금에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재단 자금을 자신의 회사인 더블루K나 비덱코리아 등을 통해 빼돌리려 했는지 등도 확인하고 있다.

또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의혹,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수정 등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씨는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불려 나왔다.

야당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제대로 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 검찰은 국민이 퇴출할 것이라고 했다.

또 최순실씨가 검찰청에 들어서면서 눈물을 흘렸지만 국민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피눈물을 흘렸다며 강도 높은 수사를 촉구했다.

새누리당도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검찰이 이제야 최씨를 소환하고 포토라인 앞에 세운 것은 한마디로 직무 유기"라며 "검찰은 이번만큼은 꼬리 자르기 수사가 아니라 국민이 완전히 납득할 수사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최씨는 포토라인 앞에서 '죽을 죄를 지었다'고 울먹였지만 순순히 자신의 죄를 자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차고 넘칠 만큼 많은 의혹들이 드러났지만 아직도 빙산의 일각이다. 검찰은 사건의 전모를 확인하고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압박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최순실씨는 가증스레 용서를 구하는 대신 국민들께 모든 진실을 밝혀야 한다. 심장이 아프다는 둥 엄살을 피우거나 진실을 은폐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검찰 역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진상규명으로 모든 의혹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변인은 "최순실씨의 귀국, 청와대 참모진 교체, 새누리당의 거국중립내각 주장 등 관련자들의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보면서 국민들은 청와대와 검찰이 사건을 축소, 은폐하고 급기야 최씨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청와대가 온갖 공작을 동원해서 국민적 요구를 외면하고 책임자 몇 명 해임하는 것으로 게이트를 덮으려 한다면 끝없는 민심의 분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사태에 대해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진상이 철저히 규명될 수 있도록 최씨는 검찰수사에 성실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은 아울러 "검찰의 조속하고 엄정한 수사로 사건의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합당하고 납득할만한 조치들도 수반돼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진상규명과 국정정상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훈 기자·주영은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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