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안했던 걸까 못했던 것일까
상태바
세월호 인양, 안했던 걸까 못했던 것일까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7.03.23 0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16가족협의회 "둘 다"... 기술력 없는 상하이샐비지 선정부터 문제
▲ 2014년 4월 16일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가 23일 참사 1073일 만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해수부는 세월호를 뭍으로 옮기는데 보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YTN 뉴스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이성훈 기자] 2014년 4.16 참사 이후 세월호가 1073일 만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3일 오전 11시쯤이면 44미터 아래로 침몰했던 세월호가 수면 위로 13미터 정도 올라온다. 기장 조건에 따라서는 이보다 빠를 수도 늦어질 수도 있는 상황.

그렇다면 세월호 인양이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 행적' 의혹에 휩싸인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인양을 안 했던 것일까, 못했던 것일까.

4.16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장을 맡고 있는 정성욱씨(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7반 정동수군의 아버지)는 둘 다라고 밝혔다.

정성욱씨는 이날 아침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관련 질문을 받고 "둘 다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그 이유로 세월호 선체 인양 회사로 선정된 중국의 상하이샐비지는 처음부터 세월호를 인양할 기술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상하이샐비지는 기술력이 없었던 거고. 해수부는 기술력이 없는 회사를 데려와서 인양을 시작했던 게 가장 큰 문제가 됐던 것이다. 해수부도 마찬가지, 정부도 마찬가지 처음부터 인양할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기술력으로 본다면 상하이샐비지는 세월호 인양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업체가 아니라는 것
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는 물음에 정성욱씨는 "일단 상하이샐비지는 자국에서만 인양을 했던 회사. 해외에서는 인양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중국에서만 해 봤으니까 이런 맹골수도나 이런 국제적인 룰을 자기들은 인식을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TMC(영국의 인양 컨설팅업체)가 요구했던 것도 마찬가지. 이런 걸로 본다면 상하이 샐비지는 기술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월호를 인양할 생각이 없었던 정부가 애초부터 기술력이 없는 상하이샐비지를 인양 업체로 선정해 지금까지 시간을 끌어왔다는 얘기다.

그러다 갑자기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이 있고 몇 시간 뒤에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인양을 시도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지난 3년 동안 정부는 인양을 '못한 것'이 아니라 '안 한 것'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해수부는 지난 세월호 인양 과정 2년 동안 취재진은 물론이고 세월호 가족들 접근도 막았다. 해수부는 작업선이든 사람이든 접근하면 위험하다는 이유로 막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4.16가족협의회는 잠수해서 물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것도 아니고 배의 선실에서 작업 현장을 지켜보겠다 것을 막은 것은 이해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세월호는 반잠수선에 실려 목포항으로 옮기는 데까지 보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4월 4~5일께 뭍으로 올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50분께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부근 해상에서 한진해운 소속 인천발 제주행 연안 여객선 세월호가 전복돼 침몰한 사건이다.

이 여객선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 교사 14명, 일반인 104명, 선원 33명 등 476명이 타고 있었다. 배가 침몰하면서 단원고생 250명을 포함해 승객 304명(실종 9명 포함)이 희생됐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묶음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