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서민 행보' 두고 이석현-윤상현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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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서민 행보' 두고 이석현-윤상현 설전
  • 최우성 기자
  • 승인 2009.06.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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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보기 부끄럽다" 사죄 요구 - "어처구니가 없다" 발언 취소 압박

"정신감정을 받아야 할 정도의 저질 발언에 농성장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도 웃고 박수치며 환호했다고 한다. 이러고도 어떻게, 민주당이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할 수 있나. 민주당이 반서민정당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른바 '중도 실용'을 강조하며 민심의 바다에 뛰어든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서민 행보를 둘러싸고 민주당 이석현 의원과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이 27일 정면 충돌했다.

발단은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농성장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에 이어 의원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성토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 자리에서 이석현 의원은 전날 대통령의 재래시장 방문 등 민생 행보를 의식한 듯 "근원적 처방하겠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 하는 것을 보니 이미지 관리더라"며 "시장에 돈 10만원 들고 가서 떡볶이 팔아 주고 고아원 가서 아이들 들어 올리는 것이 근원적 처방이냐"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을 향해 "떡볶이집에 가지 마라, 손님 떨어진다. 아이들 들어 올리지 마라, 애들 경기한다"고 비꼬아 말했다.

이밖에도 이 대통령의 '서민 대통령'으로의 이미지 변신 시도에 대해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이 대변인 등을 내세워 '민생쇼' '속지말자' '서민 마케팅' 등의 빈정거리는 말투로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그러자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이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윤선 대변인이 야당의 집중 공세에 역공을 펼쳤지만 윤 대변인은 이석현 의원을 특정해 공격했다.

윤 대변인은 27일 오전 '반서민정당 민주당과 이석현의원은 선택해야 한다' 제목의 논평을 내어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어제도 막가파식 발언을 했다. 서민들에게 못 살라고 저주를 퍼부었다"며 당장 사죄를 요구했다.

"정신감정을 받아야 할 정도의 저질 발언에 농성장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도 웃고 박수치며 환호했다고 한다. 이러고도 어떻게, 민주당이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할 수 있나. 민주당이 반서민정당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윤 대변인은 "정파를 떠나 인간적 도리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들의 집합소가 민주당인가 보다. 말로만 서민타령하며, 국회파업도 모자라 시원한 곳에서 농성까지 하다 보니, 무더위에 고생하는 서민 가슴에 대못을 박는 사람들이 민주당 의원들"이라며 "애들 보기 부끄럽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오후가 되자 이번에는 이석현 의원이 반박 자료를 들고 나와 윤 대변인에 대해 발언을 즉시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발언 내용을 소개한 뒤 "우선 나는 떡볶이집 망한다고 말한 일이 없다"며 "윤 대변인의 논평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왜곡해서 대통령이 간 그 집은 '망한다'라고 서민을 저주했다면서, 내가 정신감정을 받아야 하고, 민주당이 구호로만 서민을 위한다고 악담을 했다"며 "한나라당은 생사람 잡지 말고 마땅히 그 논평을 철회하고, 정중히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이어 "안한 말을 지어내서 민주당과 서민을 이간질하려고 하지 말고, 한나라당은 부자 위주의 반서민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며 "진정으로 서민을 위한다면 서민 위하는 척 이미지 관리만 하지말고,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비정규직 문제를 빨리 해결하라"고 주장했다.

최우성 기자 rambo435@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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