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조사단 "천안함 침몰원인은 북한의 어뢰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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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조사단 "천안함 침몰원인은 북한의 어뢰 공격"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0.05.20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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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증거는 없고 정황증거만 제시... 북한 당국 "검열단 남조선에 파견하겠다"

▲ 천안함 사건 민관 합동조사단 윤덕용 공동단장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결과 발표'에서 침몰 해역에서 수거한 어뢰의 프로펠러와 추진모터를 가리키며 사고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한 민·군 합동조사단은 20일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에 의한 수중 폭발로 침몰됐다는 요지의 천안함 침몰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합동조사단은 사건 발생 55일 만인 이날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조사 결과 발표에서 "해저로부터 인양한 선체의 변형형태와 사고해역에서 수거한 증거물들을 조사 및 분석한 결과를 보면 천안함은 가스터빈실 좌현 하단부에서 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폭발에 의해 선체가 절단돼 침몰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침몰 원인을 어뢰 피격으로 판단한 이유에 대해 "선체손상 부위를 정밀계측하고 분석해 볼 때 충격파와 버블효과로 인해 선체의 용골이 함정 건조 당시와 비교해 위쪽으로 크게 변형됐고 외판은 급격하게 꺾이고 선체에는 파단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사단이 이처럼 천안함 침몰 원인을 북한의 공격으로 결론내면서도 결정적인 증거 대신 추측과 정황 증거에만 그치고 있어 선거개입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장에서 수거한 어뢰의 추진동력부인 프로펠러를 포함한 추진모터와 조종장치를 증거물로 제시했다.

조사단은 "이 증거물은 북한이 해외로 수출할 목적으로 배포한 어뢰 소개 자료의 설계도에 명시된 크기와 형태가 일치했으며 추진부 뒷부분 안쪽에 '1번' 이라는 한글 표기는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 북한의 어뢰 표기 방법과도 일치한다. 이러한 모든 증거는 수거한 어뢰 부품이 북한에서 제조됐다는 것을 확인해 줬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일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좌초나 피로파괴, 충돌, 내부 폭발과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확인해 줬다고 주장했다.

▲ 천안함 사건 민관 합동조사단은 20일 천안합 침몰 원인을 북한 잠수정 어뢰 공격으로 결론내면서 현장에서 수거한 어뢰의 추진동력부인 프로펠러를 포함한 추진모터와 조종장치를 증거물로 제시했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은 날조라고 비난하며 무모한 대응에는 정의의 전면전쟁으로 대답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날 북한 국방위원회는 대변인 성명을 내어 "천안호의 침몰을 우리와 련계돼 있다고 선포한 만큼 그에 대한 물증을 확인하기 위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검열단을 남조선 현지에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도 섣부른 결론을 내려 선거에 이용하려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의 정치적 계산을 규탄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은 "선거개시일인 20일에 맞춰 발표한 것은 명백히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라며 북한의 소행이라는 명백한 물증을 제시하라고 압박했다.

조사단은 "주갑판은 가스터빈실내 장비의 정비를 위한 대형 개구부 주위를 중심으로 파단됐고 좌현측이 위쪽으로 크게 변형되었으며, 절단된 가스터빈실 격벽은 크게 훼손되고 변형됐다"며 북한 어뢰 공격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다.

함수, 함미의 선저가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꺾인 것도 수중 폭발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생존자와 백령도 해안 초병의 진술 내용도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합동조사단 윤덕용 공동단장은 "생존자들은 거의 동시적인 폭발음을 1~2회 청취했으며 충격으로 쓰러진 좌현 견시병의 얼굴에 물이 튀었다는 진술과 백령도 해안 초병이 2~3초간 높이 약 100m의 백색 섬광 기둥을 관측했다는 진술 내용 등은 수중폭발로 발생한 물기둥 현상과 일치했다"고 말했다.

또한 백령도 근해 조류를 분석해 본 결과, 어뢰를 활용한 공격에 제한을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천안함은 어뢰에 의한 수중 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와 버블효과에 의해 절단되어 침몰됐고 폭발위치는 가스터빈실 중앙으로부터 좌현 3m, 수심 6~9m정도이며 무기체계는 북한에서 제조한 고성능폭약 250kg 규모의 어뢰로 확인됐다"고 결론냈다.

정부 당국의 발표 직후 진보신당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와 심상정 경기도지사 후보는 논평을 내어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 발표를 들어보면 중요한 부분들이 추측으로 가득차 있다. 결정적 증거는 없고, 그저 정황론에 그쳤다"며 조사 결과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촉구했다.

한편 야4당 한명숙 서울시장·유시민 경기도지사·송영길 인천시장 단일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당국의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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