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여)아나운서 하려면 다줄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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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여)아나운서 하려면 다줄 생각해야"
  •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 승인 2010.07.2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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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과 식사자리서 성희롱 발언... 한나라당, 출당 조치 검토

"중앙일보의 보도 내용은 허위 왜곡 보도입니다. 정치생명을 걸고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한나라당 강용석 국회의원(41·서울 마포을)이 대학생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여성과 아나운서를 성희롱·비하하는 발언을 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강 의원의 출당 등 중징계를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강용석 의원은 문제의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20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강 의원은 지난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 근처 한 음식점에서 대학생 20여 명과 저녁을 먹었다. 15~16일 열린 국회의장배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석한 대학생들과 심사위원을 맡은 국회의원들의 대화를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강 의원은 아나운서를 지망한다는 연세대의 한 여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말이 질문이지 수치심과 모욕감을 극도로 자극하는 성희롱 발언이었다.

그러면서 "(특정 사립대학을 지칭하며) 00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하더라"고 덧붙였다.

현장에 있었던 한 학생은 "특정 직업인(아나운서)이 성접대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들렸다"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강 의원은 또 지난해 청와대를 방문한 적이 있는 여학생에게 "그때 (이명박)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며 "남자는 다 똑같다. 예쁜 여자만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옆에 사모님(김윤옥 여사)만 없었으면 네 (휴대전화) 번호도 따갔을 것"이라고 말해 또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강 의원은 아나운서 지망생과 청와대 방문 학생은 동일 학생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즉각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보도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강 의원에 대해 출당을 포함해 단호하고 엄중한 조치를 취하도록 당 윤리위원회에 지시했다고 조해진 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미래연합 등 야당들은 일제히 대변인 논평을 내어 강 의원의 사퇴와 한나라당의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를 촉구했다.

"중앙일보의 보도 내용은 허위 왜곡 보도입니다. 정치생명을 걸고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강용석 의원이 정론관 복도로 이동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강 의원의 이마에는 땀이 비오듯 흘러 내렸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그러나 당사자인 강 의원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강 의원은 파문이 확산되자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앙일보의 보도 내용은 허위 왜곡 보도"라며 중앙일보와 담담 기자에 대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나운서 지망생) 당사자인 학생도 중앙일보 기자의 질문에 제가(강 의원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인터뷰했다"며 "중앙일보 보도 내용은 허위 왜곡 기사"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당시 저녁 식사자리에 대해 "인생 선배로서 많은 고민을 안고 사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적이고 건설적인 조언을 하려는 좋은 취지로 마련된 것"이라며 "당시 그 자리에는 대학생 20여 명과 토론회 심사위원이었던 민주당 전현희 의원, 보좌진 7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도 "지난해 청와대 초청 청년위윈회 만찬에 다른 대학생들과 함께 참석한 사실이 있어 그때 얘기를 하다가 대통령께서 그 학생에게 학교와 전공을 물었던 사실을 얘기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여학생(연세대생)과는 지난해 청와대 만찬 이후 1년 4개월 만에 이번에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했다.

강 의원은 따라서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끝까지 사실을 밝힐 것이며,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고 예고했다.

그는 "무엇보다 그 학생이 담당 기자에게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고, 저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음에도 중앙일보는 제3자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식으로 허위 왜곡 기사를 썼다"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강 의원은 "정치생명을 걸고 즉각 정정보도 청구와 함께 담당 기자 개인과 사회부장에 대한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앞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책임을 묻을 것"이라고 했다.

강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론관 복도로 나와 30분 가까이 기자들에게 백브리핑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땀을 비오듯 흘렸다.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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