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연금소득자 13만여 명, 건강보험료 '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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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연금소득자 13만여 명, 건강보험료 '0원'
  •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 승인 2010.10.14 13: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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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20만원 근로자는 3만4000원 납부... 원희목 "연금소득에 보험료 징수해야"

# 직장에서 성실히 일하며 월 120만원의 급여를 받는 ㄱ씨는 건강보험료로 3만4640원을 내며 건강보험을 이용하고 있다.

# 반면 공무원을 퇴직해 월 467만원의 공무원연금을 받고 있는 ㅈ씨는 직장을 다니고 있는 아들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어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건강보험을 이용하고 있다.

# 직장에서 성실히 일하며 월 120만원의 급여를 받는 ㄱ씨는 건강보험료로 3만4640원을 내며 건강보험을 이용하고 있다.

# 반면 공무원을 퇴직해 월 467만원의 공무원연금을 받고 있는 ㅈ씨는 직장을 다니고 있는 아들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어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 건강보험을 이용하고 있다.

▲ 원희목 한나라당 국회의원.
ⓒ 데일리중앙
14일 한나라라당 원희목 국회의원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이렇게 건강보험의 피부양자로 되어 있으면서 연금소득이 있는 사람은 2010년 6월말 기준으로 151만명에 이른다. 이는 전체 피부양자(1957만4080명)의 7.7%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연간 2000만원을 넘는 연금소득자는 13만7259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3000만원 이상 연금소득자도 5만명을 넘는다.

이에 반해 연간 1000만원 이하의 소득을 벌면서 꼬박꼬박 건강보험료를 내는 직장가입자는 89만명이나 된다. 이 중 건강보험의 최저소득인 월 28만원을 받으며 7110원의 건강보험료를 내는 직장가입자도 1만2000명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월 28만원도 못 버는 1만2000명의 근로자들은 7110원의 건강보험료를 내며 건강보험을 이용하고 있지만, 연간 2000만원이 넘는 연금소득을 받고 있는 13만명의 피부양자들은 단 1원의 건보료도 내지 않고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고액 연금소득자의 분포를 살펴보면, 대부분 공무원연금 수급자들로 드러났다.

연간 연금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건강보험 피부양자들 가운데 국민연금 수급자는 한 명도 없고 모두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과 같은 특수직역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건강보험 피부양자 중 공무원연금을 받는 사람들(17만3507명) 가운데 58.4%인 10만1372명은 연간 연금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다. 또 사학연금은 1만6340명(75.9%), 군인연금은 1만9397명(53.0%)이 연간 2000만원이 넘는 연금 소득자들로 파악됐다.

건강보험제도가 이렇게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제 구실을 못하고 어긋나게 된 이유는 피부양자의 소득인정요건이 다양한 소득원을 파악하지 못한 때문이다.

현재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득요건 인정기준에는 '사업소득+임대소득+금융소득(이자+배당)'만 포함된다. 각종 연금소득은 소득의 대상에 제외되고 있다.

원희목 의원은 "건강보험제도는 유리지갑 같은 직장인들에게는 재정적자라는 이유로 거침없이 보험료를 올리는 '기피대상'이지만,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고 있는 고소득 피부양자에게는 '만점제도'"라고 꼬집었다.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사회보장제도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을 통해 '형평성 유지'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희목 의원은 "비용부담측면에서도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며 "'소득이 있는 사람에게 보험료 부과', 이를 위해 연금소득도 소득대상에 포함시켜 건강보험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쪽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불합리한 요소를 제거하고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건보공단 전용배 보험료부과체계 개선팀장은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연금소득자와 지역가입자 간 형평성 논란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정부당국과 협의해 연금소득을 소득에 포함시켜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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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지 2010-10-14 21:51:01
한참 멀었다. 세상에 제대로 된 것이 어디 하나도 없느냐. 정말 기가 찬다.
국민보험뿐 아니라 다른 것도 보나마나겠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뻔한거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