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진, 한예슬 사태에 "우리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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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진, 한예슬 사태에 "우리 이대로 괜찮은가?"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1.08.19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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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잘 권리는 기본권... 한국 드라마 제작현실 개선돼야

▲ 소셜테이너라 불릴만큼 사회적 문제해결에 동참하는 배우 김여진 씨가 한예슬 사태에 대한 칼럼을 기고해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의근본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 데일리중앙
배우 김여진 씨가 최근 KBS 드라마 중단사태를 빚었던 '한예슬 씨 사태'에 관한 칼럼을 썼다.

김여진 씨는 19일 한겨레에 <우리 이대로 괜찮은가요> 라는 제목으로 한예슬 씨의 행동으로 계기로 불거진 한국 드라마 제작현실을 돌아보고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낸 것.

김여진 씨는 칼럼에서 "방송사의 입장 발표와 스태프들의 성명을 봤을 때 보통의 미니시리즈 현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70분짜리 드라마 두편, 꽤 긴 영화 한편 분량을 서너달씩 찍는 분량을 닷새만에 찍는 것이라 주연 배우는 모든 신에 등장하니 5일 중 4~5일을 밤새며 찍을 것이다" 라고배우로서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말했다.

이어 "가장 힘든 건 감독님과 스태프들이다. 그야말로 초인적 버티기다. 꼭, 누구 하나 다치거나 사고를 당하곤 한다. 작가도 기계가 아닌 이상 시간에 쫓기고 매주 성적표처럼 나오는 시청률에 목이 조이며 이야기를 쓰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라고 지적하며 한국 드라마가 고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말했다.

김여진 씨는 한예슬 사태를 처음 접했을 때 방송펑크와 현장 사람들이 받을 상처를 우려했다는 맥락의 글을 썼다. 주연배우에 비해 훨씬 낮은 대가로 힘든 노동을 하는 다른 배우와 스태프은 비정규직, 계약직이므로 노조를 만들거나 부당함에 저항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는 것.

이어 김여진 씨는 한예슬 씨의 행동이 가지고 온 파장에 대해 조금 안도하는 기분이 든다는 심정을 밝혔다. 드라마의 가장 큰 권력자라 볼 수 있는 여주인공의 저항이었으므로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돼 논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행동에 어느 정도 옮음이 있다고 믿는다고 눈물 한 방울 보태지 않고 얘기하는 그녀가 다행이었다"며 소신있게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한예슬 씨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사흘씩 잠을 못 자 구석에서 소리도 못내고 울던 아역 연기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자신의 꿈이기 때문에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 밤에는 잘 권리를 그 어린 나이에서부터 당연히 포기하는 그 마음은 대견해도, 엄연한 아동학대를 미화할 순 없다. 누구를 탓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우리 부디 얘기해보자. 한 사람을 비난하고 사과받고 욕하는 것으로 끝내도 될만큼 우리 모두 괜찮은가?"라며 대중들에게 의미심장한 질문을 남겼다.

한예슬 씨가 열악한 드라마 제작 환경으로 벼랑끝에 몰린 상태에서 고민 끝에 돌연 미국행을 선택하고 급귀국한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다시 한번 제작환경의 개선에 대해 당당히 얘기하고 자신의 행동이 미친 피해에 대해서는 사과한 것으로 이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김여진 씨는 아직 이 문제는 완전한 해결을 이루지 못했음을 지적한 것이다. 한예슬 씨의 귀국으로  KBS 월화 드라마 <명월 스파이> 의 촬영이 재개됐지만 정작 배우나 감독, 스태프들의 기본권인 잠잘 권리를 보장받을 만한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이 절실함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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