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후보 쪽은 박 후보가 TV토론을 거부하고 있다며 '자질미달 후보'라고 공격했고, 박원순 후보 진영은 나 후보의 공약이 '헛공약, 베낀 공약'이라고 역공을 취했다.
나경원 후보 선대위 강성만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내놓은 논평을 통해 "박원순 후보의 '이중성'이 또 드러났다"며 공세를 시작했다.
박 후보가 지난 2008년 7월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토론회 참석은 의무이고 이를 게을리 한다면 국민의 알 권리 무시이며 후보자로서 자질 미달"이라고 당시 <한겨레>에 기고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강 부대변인은 "박 후보가 한 말대로라면 지금 박 후보의 TV토론 기피는 '의무 불이행'이고 '국민의 알 권리 무시'이며 '자질 미달'에 해당한다"며 "우리 모두는 박원순에 속았다"고 비꼬아 비판했다.
그는 "시민운동가 출신인 박 후보는 늘 이렇게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다. 겉과 속이 다르고 안과 밖이 다르고 낮과 밤이 다른 사람이다"라며 "박원순 후보의 검증에서 나타난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이러한 '이중성'"이라고 주장했다.
또 안형환 대변인은 박 후보를 향해 '협찬 인생' '리플리 인생'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안 대변인인 "박 후보는 의혹도 의혹이지만 자신의 모든 의혹에 대해서 무관하다거나 모른다는 뻣뻣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어 '속았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이라며 "시민운동가로 포장된 박원순 후보야말로 '협찬 인생' '리플리 인생' 등 지나온 이중적 삶에 대한 부메랑을 지금 맞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원순 후보 쪽은 나 후보가 발표한 공약에 대해 '헛공약' '베낀 공약' 등으로 집중 공격했다.
박 후보 선대위 우상호·송호창 대변인과 제윤경 부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나경원 후보는 박원순 후보를 헐뜯는데 정신이 팔려 자신의 공약에 있는 온갖 허점도 살피지 못했다"며 "나 후보의 공약은 대부분 오세훈 전 시장이 이미 시행 완료했거나 시행중인 것, 또는 똑같이 베끼거나 적게 베낀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나경원 후보의 공약 중에서 '헛공약' '베낀 공약' '적게 베낀 공약' 등으로 정리한 패널를 들고 나와 나 후보의 정책공약을 대대적으로 성토했다.
나 후보의 공약 중에는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를 95개 초등학교에 1명씩 배치 △500개 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에 1000만원씩 지급 △스쿨존에 금연구역 추진 △5세 아동에 무상보육을 실시 등이 있다.
이에 대해 송호창 대변인은 "오세훈 전 시장 시절 이미 완료됐거나 현재 시행중인 공약"이라며 '헛공약' 목록에 올렸다.우상호 대변인은 "나경원 후보는 오세훈 전 시장과 한몸이다 보니 오 전 시장과 다른 독자적인 공약은 찾기 힘들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것을 짜깁기하는 것이 어떻게 공약이냐, 앞으로 할 것을 내세워야지"라며 꼬집었다.
제윤경 부대변인도 "정책 중 상당수가 전임 시장의 운영 4개년 계획안을 그대로 베낀 점, 평상시 자신의 정치철학이 담긴 창의적인 정책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서울시정에 대한 아무런 고민없이 선거용으로 만든 헛공약임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나경원 후보는 오세훈 후보의 재판"이라고 비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