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경찰의 경호를 중단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5일 민주통합당 김재균 국회의원에 따르면, 탄핵으로 퇴임했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에게는 경호 등의 예우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전두환-노태우씨는 김영삼 정권 때 내란죄 등으로 각각 사형과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김대중 정부 들어 사면복권됐지만 사실상 전직 대통령으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지금도 경찰의 특별 경호를 받고 있다. 내란 범죄자를 경찰이 국민 세금으로 호화 경호를 하고 있어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금고 이상의 유죄확정 판결을 받거나 재직 중 탄핵으로 퇴임, 형사처분 회피를 목적으로 외국정부에 도피처 혹은 보호를 요청,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경우에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전면 중단하는 내용의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전직 대통령의 경호에 들어가는 경비와 기간 등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러한 법률이 입법될 경우 가장 먼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전직 대통령은 내란죄 등의 혐의로 법원의 유죄확정 판결을 받은 데다 거액의 추징금을 미납하고도 호화 생활을 누리고 있어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김재균 의원은 "거액의 추징금 미납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경찰의 24시간 밀착 경호 속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집에서 살고 있다"며 "얼마 전에는 이를 취재하는 기자가 사저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백주에 체포되는 부끄러운 사건까지 벌어졌는데,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상당하다"고 입법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뿐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은 내곡동 사저 매입 과정에서 청와대 경호처를 동원해 과도한 면적의 경호시설 부지까지 동원해 논란이 됐다"며 "이러한 제왕적인 전직 대통령 경호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 위해 지원 기간과 경비에 대해 관계 법령으로 정하도록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은 전-노 두 전 대통령 경호를 위해 각각 10명 안팎의 수행경호원을 붙여 밀착경호를 하고 있다. 사저 경호를 위해서도 각 70명 안팎의 기동대 병력(전의경)을 24시간 상시 대기시켜 놓고 있다. 이에 들어가는 국민 혈세만 1년에 15억6903만9900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