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민주당-새정치연합 지도부연석회의 안철수 모두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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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민주당-새정치연합 지도부연석회의 안철수 모두발언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14.03.0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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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대표님, 그리고 최고위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새정치연합 안철수입니다.
 
지난 일요일, 제3지대 신당 창당 기자회견을 하고 이제 사흘이 지났습니다. 사흘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석달 쯤 된 것 같습니다.
 
어려운 결심이었습니다.
‘기존 정치세력과 합하면 새정치가 사라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를 들었습니다. ‘큰 세력과 합쳐서 성공한 사람을 못 봤다’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내부의 아픔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민주당이 기초선거 공천권을 내려놓으면서 스스로를 비우셨기에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새정치의 큰 그릇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 수 있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어떤 비난과 폄훼를 다 지고 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제 저희는 새로 큰 하나가 되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우리들 마음 속에는 기대와 희망이 하지만 또 마음 한구석에서는 걱정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저희를 지켜보는 국민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제부터입니다.
오늘 우리의 첫 걸음이 세 달 후 지방선거의 결과를 좌우할 것입니다.
2년 후 의회 권력을 바꿀 것입니다.
2017년 정권 교체의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야권에서 여러 통합과 헤어짐의 역사가 적지 않았습니다. 혁신은 선언만으로 그칠 때가 많았습니다. 저의 결단과 우리의 신당 창당을 두고 관망의 시선이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일 것입니다.
우리는 미완으로 그쳤던 과거의 통합 사례를 답습해선 안 됩니다. 뼈를 깎는 각오를 가져야 합니다.
 
더 내려놓아야 합니다. 저들이 낡은 이념과 막말의 녹슨 칼을 휘두른다고 해서 같은 칼로 맞설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약속을 지키는 사람들의 선의, 그리고 스스로를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들의 지혜로 맞서야 할 것입니다.
 
저는 어제 전주를 방문했습니다. 예정됐던 발기인 대회 대신 신당 창당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동지들 앞에서 송구스러운 마음이 앞섰지만, 우리의 혁신은 이제부터라고, 신당에서는 어떤 기득권과 나눠먹기도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약속드렸습니다. 오늘 오후 부산에 가서도 같은 말씀을 드릴 계획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혁신해야 합니다.
또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우리가 넘어진다면 그것은 우리의 상처로만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새정치의 구현을 바라는 선한 국민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폭주기관차 같은 새누리당에 대해서 분노하는 국민들의 희망을 꺽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역사의 죄인이 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우리는 저들을 이기기 위해서 새로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국민 편에 서면 국민들께선 저 옆에 서실 것입니다.
 
마침 어제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새정치를 언급하셨다고 합니다. “진정한 새 정치는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우리 정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참으로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복지 공약의 후퇴, 사라져버린 경제민주화, 대선 개입 이후에도 어른거리는 국정원의 그림자. 민생과 경제와 관련 있는 일입니까? 중진 차출, 현역 장관 징발하는 것이 누구의 살림살이를 살찌우기 위해서입니까? 박 대통령께서는 왜 자신의 공약인 기초공천 폐지를 헌신짝처럼 내팽겨 쳐진 여당에 대해서는 한 말씀도 없으십니까?
 
대통령께서 그에 대한 말씀이 없으시니 우리의 어깨가 더 무겁습니다. 우리라도 약속을 지켜야하겠습니다. 우리라도 민생에 집중해야겠습니다.
 
그리고 김한길 대표님, 최고위원 여러분과 새로운 당으로 함께 하는 분들이 모두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를 더 밀어올리기 위한 마음을 지킬 때 새정치의 그릇은 완성될 것입니다.
 
통합과 혁신의 길은 이제 우리 앞으로 뻗어 있습니다.
망설임없이 함께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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