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 해산... 사실상 폐족,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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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친박 해산... 사실상 폐족, 역사 속으로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6.12.20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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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해체 선언... 국정농단 막지 못한 점 반성하고 사죄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주미 기자] 새누리당의 친박(친박근혜)계가 해산됐다.

비박계의 비상시국회의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지난 13일 발족한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은 20일 해체를 공식 선언했다. 모임을 꾸린 지 일주일 만이다.

친박계의 상징이자 우두머리인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회에서 탄핵되자 스스로 폐족을 선언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이인제·정갑윤·김관용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자로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으로 대표되는 친박 모임을 해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친박'을 의미하는 어떤 모임도 일절 구성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친박 중진'은 비대위를 비롯한 당의 어떤 당직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서청원·최경환·홍문종·이정현·윤상현·조원진·김진태·이장우 의원 등 비박(비박근혜)계가 이른바 '친박 8적'으로 지목한 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 공동대표는 "새누리당의 환골탈태와 새로운 보수정당의 탄생을 위해 그리고 내년 대선에서 보수 정권 재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들은 국정농단 사태를 미리 막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국민께 사죄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특히 △대통령 국정 운영의 비선 개입을 알지 못한 점 △탄핵의 와중에 정치적 혼란을 막지 못
한 점 △주도적으로 당의 쇄신을 조속히 이루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자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갑윤 공동대표는 "새 원내대표가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모두의 뜻을 모아 오늘의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친박 중진들은 전날 모임을 갖고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 공동대표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4월 퇴진, 6월 대선', 즉 '질서 있는 퇴진'을 이루진 못했지만 친박 진영의 '질서 있는 해산'을 완성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박계는 그러나 해산하면서도 비박(비박근혜)계를 이끌고 있는 김무성·유승민 의원 등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최순실 사태의 책임 공방은 그 자체가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정 공동대표는 "새누리당의 그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그런 점에서 시류에 편승한 일부 의원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쇄신·개혁적 투사를 자처하는 것은 결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새로운 지도부는 이런 점과 많은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 당의 화합과 보수 대통합은 물론 개헌을 통해 우리나라의 정치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인물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택할 것을 진정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친박 핵심 조원진 새누리당 전 최고위원은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세 공동대표의 친박 해산 발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정론관 밖에서 이 모습을 지켜봤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은 정계를 떠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박계 의원들 역시 깊이 사죄하고 새누리당을 해체하는데 앞장서라고 주장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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