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노위 "무조건 자르는게 경영철학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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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노위 "무조건 자르는게 경영철학이냐"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1.08.18 13:0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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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들, 한진청문회서 조남호 회장 맹공... "조 회장은 국민정서법 위반"

▲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의원들의 추궁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18일 개최한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특히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더 이상 죽이지 마라"고 조 회장을 호통쳤다.

KBS 1TV로 전국에 생중계된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한진중공업의 최근 3년 간 영업이익률, 인건비, 배당 등 각종 경영지표를 경쟁 회사와 비교하여 제시하며 조 회장을 추궁했다. 경영상의 긴박함으로 정리해고를 선택했다는 회사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한진중공업은 2007~2010년 영업이익이 1조원이 훨씬 넘고, 2001~2009년까지 총 당기순이익이 4200억원, 조선부문 영업이익률이 지난해에 13.7%로 조선에서만 4000억원 벌었다"며 "2010년 한번 517억원 적자봤다고 3000명을 자르는 게 정말 옳은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비슷한 시기 STX는 1500억원 적자봤지만 정리해고 하나도 안했다"며 두 회사의 경영철학을 비교하면서 "적자 나면 무조건 사람부터 자르는 게 한진중공업 경영철학이냐"고 질타했다.

이에 조남호 회장은 대꾸를 하지 않은 채 듣고만 있었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해고는 살인'이라는 점을 상기시킨 뒤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마라"고 호통치며 조 회장에게 여러 차례 '알겠다'는 다짐을 받았다.

정 의원은 먼저 "국민에게 사과하고 청문회 시작하라"고 조 회장을 압박했다.

조 회장은 "본인이 사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야당의 질타를 받아들이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동영 의원은 이어 "사람을 죽이지 마라. 해고는 살인이다. 한진에서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줄기차게 쏘아붙였다. 조 회장은 연신 고개를 숙인 채 "예,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조 회장의 청문회 불출석과 해외 체류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조 회장은 지난 6월 17일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출장을 핑계로 해외로 나가 50일 넘게 돌아오지 않아 여러 추측을 낳았다.

장제원 의원은 "50일 넘게 국내에서 극심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핵심 책임자인 증인은 선박 수주를 핑계로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조 회장은 "국내에는 이재용 사장이 있고, 저는 실질적으로 선박 수주를 위해 뛰어(출장) 다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의 아니게 불필요한 오해와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실업자(정리해고자)의 아픔을 한번이라도 생각해봤냐"며 "동종업계 평균보다 30% 적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뼈빠지게 일해 회사에 몇배의 이익을 안겨줬는데 조남호 회장은 1300명에게 피눈물을 나게 했다"고 질타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노동자들의 평균 연봉이 7500만원, 삼성중공업 7000만원, STX 6600만원인데 비해 한진중공업은 4500만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나라당 손범규 의원은 "아무도 증인(조남호 회장)을 두둔해주지 않는 것은 증인이 육법전서 위에 있는 국민정서법을 중대하게 위배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조 회장의 감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정리해고 직후 주주배당과 이사들의 급여를 올린 사실을 거론하며 "노동자들은 불난 집에서 죽겠다고 아우성치고 있는데 건넌방에서는 갈비를 먹으며 현금 잔치를 벌였다면 그게 정말 정당하다고 할 수 있느냐"며 조 회장을 쏘아붙였다.

조남호 회장은 의원들의 질타와 추궁에 숨죽인 채 고개만 숙였다.

조 회장은 이어 한나라당 정진섭 의원이 '이렇게 청문회에 나올 걸 꼭 그렇게 기피해 국민적 공분을 사야 했느냐'고 추궁하자 "본인의 불찰로 문제를 야기한 데 대해 다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이정선 한나라당 의원의 '희망버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조 회장은 즉답을 피한 채 "1400명 임직원부터 살려내야 될 것 같고, 동시에 협력업체를 먼저 살려낸 다음에 당사자(노사) 간에 현안에 대해 서로 논의하고 협상하고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동문서답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조남호 회장과 이재용 사장,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 채길용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 김인수 한진중공업해고자대책위 부위원장, 서정락 한진중공업 경비용역업체 사장 등 6명이 증인으로 나왔다.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225일째 부산 영도조선소 85호 타워 크레인에서 고공농성하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참고인으로 채택됐으나 이날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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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솔 2011-08-19 09:05:17
해외에서 살지 왜 들어왔니? 안그래도 더위에 열받아 주겠는데 국민들 더 열뻗치게 해서 다 죽일참이냐?

암시롱 2011-08-18 22:13:20
이말인가?
청문회 왜 했어? 저런 도둑놈에게변명할 기회 주려고 그랬나>

서주용 2011-08-18 16:33:38
평소에 좀 잘하지 . 그럼 이런 개쪽 한당하지. 조선시대 이방도 아니고
굽신거리며 예예 아는꼴 좋다.
지 자식이 보면 뭐라고 할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