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재벌 KT와 한진그룹의 이상한 종편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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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재벌 KT와 한진그룹의 이상한 종편 투자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1.12.02 11: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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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83억원, 한진 400억원 투입... "정부 압박, 종편 횡포?"

▲ 2009년 언론관계법 날치기의 결과물인 보수언론 조선·중앙·동아·매경 종편(종합편성채널)이 1일 일제히 개국했다. (자료=TV조선 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보수 색채의 재벌 KT와 한진그룹의 이상한 종편 투자가 새삼 눈길을 끌며 논란이 되고 있다.

2009년 언론관계법 날치기의 결과물인 보수언론 조선·중앙·동아·매경 종편(종합편성채널)이 1일 일제히 개국했다.

종편을 낳은 방송법 등 언론관계법은 지난 2009년 7월 22일 오후 여야의 집단 난투극 속에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열어 당시 이윤성 국회부의장 사회로 날치기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종편에 대해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이 정권 유지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 밀어붙인 권언유착의 산물"이라며 종편 개국식에 불참했다.

2일 공시에 따르면,  KT캐피탈이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CSTV(조선일보 종편, 현 TV조선), JTBC(중앙일보 종편), MBN(매일경제 종편)에 각각 20억씩, 채널A(동아일보 종편)에는 23억9000만원 등 4개 종편 모두에 투자했다. KT캐피탈은 KT와 KTH가 합계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KT의 자회사다.

대한항공, TV조선에 300억원 투자... "비행기 뜨고 내리는데 조선이 도움?"

한진그룹은 올해 1월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CSTV에 300억원, 4월 말 한진이 JTBC에 42억원, 한국공항이 채널A에 60억8000만원을 각각 출자한 것이 확인됐다.

KT와 한진그룹이 4개 종편사에 고르게 투자한 경위가 석연치 않아 보인다. 과연 이들의 투자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졌는지 아니면 정부의 압력이나 종편의 횡포에 따른 것인지 의혹을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2일 논평을 내어 "종편의 화려한 개국 이면에는 KT와 한진그룹의 미심쩍은 종편 투자 문제가 있다"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KT 쪽은 "인터넷 TV 사업 차원에서 콘텐츠 수급 필요성이 있다"며 뒤늦게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사업성이 없어 종편 컨소시엄에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는 기존의 입장을 뒤집은 것으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짙게 하고 있다.

KT, 4개 종편에 줄줄이 투자... 혹시 종편 압력받았나  

▲ 1일 개국한 동아일보의 종편 채널A. (사진=채널A 초기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KT는 민영화된 공기업으로 정부가 단 한 주의 주식도 보유하지 않고 있지만 이석채 회장의 KT 사장 취임과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의 그룹 콘텐츠전략 담당 상무 선임 등 정권의 대표적인 낙하산 투하처다. 특히 KT가 4개 종편에 지분출자를 한 시점이 종편 사업자들이 자본금 납입을 앞두고 투자자 물색과 재정 어려움을 겪던 시기라 이러한 의혹을 더욱 증폭시킨다.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조선일보 종편 300억원 투자와 이후 다른 계열사들이 종편에 줄줄이 투자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한진은 '영업력 강화', 한국공항은 '사업 관련' 이라고 투자 목적을 밝히고 있지만 한진과 한국공항의 사업과 종편이 어떤 사업 관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비행기 뜨고 내리는데 종편이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라면 국민을 졸로 보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한진그룹의 종편 투자는 시장에서 대한항공이 TV조선에만 출자한 사실이 알려져 다른 종편에서 불만을 제기했거나 또는 다른 종편사의 반발을 의식해 한진그룹에서 이를 무마하기 위해 내린 결정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김상조 교수는 "KT와 한진그룹의 종편 투자는 정상적인 투자 결정이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업 연관성도 없을뿐더러 단순한 출자 참여라 할지라도 동일한 사업을 영위하는 모든 경쟁 사업자에 투자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라며 "정부의 압력이나 종편의 횡포가 아니고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과 KT는 공식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둘 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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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키야마 아키히로 2011-12-13 14:36:16
이명바기의홍합부터 없애 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