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특검 '청와대가 자료도 조작해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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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곡동 특검 '청와대가 자료도 조작해 제출했다'
  • 김찬용 기자
  • 승인 2012.11.1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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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터 헐값 매입 의혹 사건을 수사한 이광범 특별검사팀은 14일 이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34)씨에게 사저 터가 편법 증여됐다며 증여세를 포탈하려 한 '과세자료'를 국세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광범 특별검사는 이날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특검은 "이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씨의 서면진술서와 이시형 씨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이시형 씨가 12억원의 사저 터 매입 비용을 변제할 능력이 없었고 김씨 역시 이시형 씨가 대출금을 변제하지 못할 경우 자기 소유의 논현동 사저 부지를 팔아 대출비를 대신 갚아주려 했다"며 "이는 사실상 김씨가 이시형 씨에게 증여의 의사가 있었던 것을 인정한 것으로,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으로 보긴 어려워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증여 과세자료를 국세청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또 국가에 9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로 김인종(67) 전 청와대 경호처장과 경호처 직원 김태환(58)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 등이 내곡동 9필지 중 3필지를 함께 매입하면서 이시형 씨의 부담금 이부를 청와대 경호처가 부담해 국가에 9억7200만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말했다.

감정평가 자료를 종합하면, 시형씨가 내야 할 사저부지 463㎡의 적정 가격은 20억9000만원인데, 경호처의 부담을 높임으로써 대통령 일가가 상대적으로 적은 11억2000만원만 내도록 땅값을 조정했다는 것이다.

특검 수사 결과 청와대 경호처는 앞서 검찰단계에서의 허위 진술을 뒷받침하기 위해 청와대 공식 문서까지 변조해 특검팀에 제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날 특검팀은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으며, 부인 김씨와 임태희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 김백준(72)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에 대해선 "개입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앞서 이광범 특검은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전 간단한 소회를 발표하며 "특검팀이 가진 시간적 한계, 상황적 한계가 있지만 철저한 사실 규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겼다"며 "특히 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대통령 일가가 관련된 사건이었고, 또한 국가 공무원들이 현직 대통령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가에 손실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었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사실확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김찬용 기자 chan1234@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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