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에 맞서던 촛불, 드뎌 문-안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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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에 맞서던 촛불, 드뎌 문-안 향하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2.11.23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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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결단의 순간 앞두고 긴장... 문-안, 측근들과 최종 의견 조율

"쏘아붙이듯이 상대방에게 서로 야박해서는 안 된다."
"한 분은 수레를 끌어주시고 한 분은 밀어주시면서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어주십시오. 땀을 흘려 일하고도 힘들게 살아가는 농민을 보살펴 주십시오."

야권 단일화 협상이 중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가 촛불을 들고 문재인-안철수 캠프를 압박하고 있다.

22일 한 시민이 야권 단일화를 촉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황석영-진중권씨 등 시민들은 촛불시위를 벌이며 단일화를 요구했다. 지난 5년 이명박 정권에 맞서던 촛불이 대선 정국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단일화를 이뤄내지 않고는 시민의 촛불을 끄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23일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선대위회의도 비장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학영 선대위원장은 "오늘 아침 선대위에 참여하는 마음이 무겁다. 우리가 정치를 바꿔서 국민이 살기 편한 나라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국민들 보기에 좀 답답하고 힘든 일이 일어났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면서 후보단일화를 학수고대하는 국민여러분,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단일화를 요구하며 목숨을 끊은 시민의 명복을 빌었다.

민주당은 그분이 마지막으로 남기신 말을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야권 단일화를 요구하는 촛불시위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선대위원장들은 한 목소리로 말했다.

김민영 선대위원장은 "어제 밤 비가 오는 와중에도 황석영 선생, 진중권 교수 등 자발적 시민들이 모여 정치권에 단일화를 촉구하며 촛불시위를 시작했다"며 "시민들의 요구는 정말 절박하기 그지없다. 정권교체를 이뤄달라는 국민의 절박한 요구를 더 이상 정치권에서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학영 위원장도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후보단일화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어떻게든 서로 공존하면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도록 여러분께 실망시키지 않도록 민주당은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쏘아붙이듯이 상대방에게 서로 야박해서는 안 된다."

문-안 캠프 둘 다 상대를 자극하지 말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인영 선대위원장은 "우리에게 마지막 제안이라는 것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은 정권교체를 위한 후보 단일화에 절박한 열망을 걸고 있다. 마지막 잎사귀에 거는 간절한 생명의 기도처럼 최후의 순간까지 단일화를 위한 겸손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는 원칙과 형평의 두 가지 정신에서 구체적인 방식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원칙이 있어야 새누리당의 공세를 막을 수 있고 국민에게 반듯한 명분을 세울 수 있다. 형평이 있어야 지지자들에게 승복과 통합의 절차와 과정이 만들어질 수 있다. 자기 이익을 기준으로 해서 유불리를 타산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만드는 반듯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우원식 총무본부장은 전날의 긴박했던 하루를 떠올리며 "이명박 정권의 폭압과 서민경제의 붕괴로 모처럼 정권교체의 기회가 우리 앞에 와있는데 매우 답답하고 힘들다. 오늘은 단일화 합의를 기대하는 이런 서민경제의 붕괴로부터 국민을 살려내고 민주주의를 다시 회복해내는 절체절명의 하루일 것 같다"고 말했다

우 본부장은 "정말 간절히 단일화하기를 기원하는 날이다. 오늘의 합의와 이번 주말의 통합, 다음 주에는 희망의 한 주를 열어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기원을 담아 소망했다.

한편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즉각적인 상황 변화에 대처하고 대응하기 위해 오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캠프 관계자들과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 결단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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