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막판 혼탁... 흑색선전·비방전 난무
상태바
민주당 전당대회 막판 혼탁... 흑색선전·비방전 난무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05.02 1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한길 대 이용섭·윤호중·이해찬 연합'... 당 선관위, 자제 요청

▲ 김한길 후보 쪽 상담원과 서울 강북의 한 대의원이 2일 오전 11시51분 통화한 녹취록. (자료 공개=이용섭 후보 선대위)
ⓒ 데일리중앙
민주당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선거가 막판 비방전이 가열되면서 혼탁해지고 있다.

김한길 후보 쪽이 권리당원 ARS 투표 당일인 지난 1일 홍보용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면서 후보 간 공방이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김 후보와 당권을 놓고 다투고 있는 이용섭 후보는 김 후보의 문자메시지 발송을 불법선거운동으로 규정하고 투표 무효를 당 선관위에 요구했다.

이 후보는 또 김 후보의 공식 사과와 관련 책임자의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선관위와 김 후보를 압박했다.

그러자 김한길 후보가 반격에 나섰다.

김 후보 쪽은 2일 성명과 후보 기자회견을 통해 이용섭 후보의 요구에 대해 선거에서 근절돼야 할 '근거없는 음해'라며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역공했다.

김 후보 쪽은 성명에서 "어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전화홍보, 문자메세지는 금지사항으로 논의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김 후보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줄 세우기' '음해' 등의 표현을 써가며 이용섭 의원을 직접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세 명의 후보 중 한 분이 석연치 않게 사퇴하고 난 뒤 계파정치의 행태는 다시 고개를 들고, 당의 주인인 당원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줄 세우기' 징조가 보이고 있다"며 "같은 당 동지인 상대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음해까지 자행돼 '민주당의 혼'이 훼손되고 있다"고 이용섭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모두 하나로 뭉쳐 혁신에 매진해야 할 때임에도 이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국민과 당원들이 어떻게 볼지 참으로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용섭 후보와 윤호중 최고위원 후보, 이해찬 전 대표가 연합군을 형성해 김 후보에 대들며 협공에 나섰다.

이용섭 후보 선대위 정균영 본부장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김한길 후보가 성명서를 통해서 이용섭 후보측이 근거없는 비방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김한길 후보측에서 우리 후보에 대해 조직적으로 음해를 하고 있다"며 김한길 후보의 홍보용 전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공개된 전화 녹취록에는 "이용섭이 만약에 당대표가 되면 이해찬이 뒤에서 조종할 것으로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용섭이 되면 안됩니다"라는 김한길 후보 사무실 상담원 통화 내용이 들어 있다. '이용섭이 대표가 되면 이해찬의 꼭두각시가 될테니 이용섭이 돼서는 안 된다'는 요지다.

정균영 본부장은 "위 내용은 한국선거에서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흑색선전이며 사실무근의 전형적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김한길 후보는 이해찬 국회의원, 이용섭 민주당 대표후보 및 당원과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선거전에 휩쓸린 이해찬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김한길 후보는 허위사실 유포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과하라"며 김 후보를 압박했다.

이 의원은 또 당 선관위에 이번 사건의 진상을 즉각 조사하고 전당대회 개시 이전에 사건의 전모를 대의원과 당원, 국민들에게 공표할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고위원 경선에 나서고 있는 윤호중 후보도 국회에서 기지회견을 열어 "김한길 후보, 불법선거운동과 구태정치를 그만두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이번 선거는 위기의 민주당을 구할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선거이며, 버려야 할 구태정치를 뿌리뽑고 신뢰받는 민주당으로 거듭나야 하는 선거"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선거가 무엇보다고 깨끗하고 공정하게 이뤄지고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김한길 후보 음성홍보메시지 녹취 파일과 김 후보 쪽 선거운동 문자를 이미지 파일로 공개했다.

당내 선거전이 막판 혼탁해지자 당 선관위가 나서 자제를 요청했다.

선거 막판 흑색선전과 비방전으로 얼룩지고 있는 민주당 전당대회는 오는 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당대표 1명과 최고위원 4명을 뽑게 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