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직 사수하겠다" - 이낙연 "경선 포기하고 지사직에만 전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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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직 사수하겠다" - 이낙연 "경선 포기하고 지사직에만 전념하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08.06 18:44
  • 수정 2021.08.06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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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선 완수와 지사직 유지 둘 중에 하나를 굳이 선택하라고 한다면 지사직을 사수하겠다"
이낙연, '지사찬스' 비판... "진심으로 경기도정을 걱정한다면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자세 보이라"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6일 이 지사의 '지사 찬스'를 둘러싸고 격돌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6일 이 지사의 '지사 찬스'를 둘러싸고 격돌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이번에는 이재명 지사의 지사직 사퇴를 둘러싸고 격돌했다.

이 지사는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이 전 대표는 경선을 포기하고 지사직에만 전념하라고 몰아붙였다.

이재명 지사는 6일 "만약 저에게 경선 완수와 도지사직 유지 둘 중에 하나를 굳이 선택하라고 요구하면 도지사직을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백신접종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주권자와의 약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경쟁자인 이낙연 후보를 비롯한 당 안팎에서 지사직을 유지한 채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이른바 '지사 찬스'에 대한 비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둘의 공방에 당 선거관리위원장도 가세했다.

이상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지난 5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이재명 지사를 향해 "지사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지 않느냐"면서 "그럴 땐 직책을 내려놓고 뛰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홀가분하고 경기도민 입장에서도 좋다"며 사퇴를 권유했다.

이에 이재명 열린캠프 정진욱 대변인은 "자신의 자리를 지위나 권리로 생각하는 공직자는 그 자리를 내려놓는 것이 옳다고 하겠지만 책임으로 생각하는 공직자는 주권자와의 약속을 최대한 지킬 것"이라며 사퇴 권유를 물리쳤다.

이어 "지사직을 사퇴하고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만약 지사직을 사퇴하면 도정에 공백이 생겼다고 아우성을 할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바깥의 요구나 평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기도정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 지사가 법정 사퇴기한까지 지사직을 최대한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정 대변인은 "우리나라에서는 직을 던지고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무슨 결단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선출직 공무를 이해하지 못한 소치이자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미국에서는 거의 모든 주에서 주지사들이 현직 사퇴 없이 대통령 선거 경선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 '경선완수보다 도지사직을 선택하겠다'는 이 지사의 발언을 두고 '경선을 중간에 그만둘 수 있다'고 임의로 풀이한데 대해 "터무니없이 오독"이라며 "달을 보랬더니 손가락만 본 셈"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당내 경선에서 도지사직을 유지하는 것은 선거운동에서 매우 불리하다. 다른 후보들처럼 전국을 순회하는 시간을 내기도 힘든다"며 "(그러나) 코로나19방역과 위기에 처한 민생 곳곳을 보살펴야 하는 중대한 시기에 이 지사에겐 경기도정을 최대한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사직 유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필연캠프 쪽은 "경기 도민의 안전을 위해 도정에만 전념하시라"며 이 지사의 경선후보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배재정 이낙연 필연캠프 대변인은 6일 논평을 내어 '경선 포기와 지사직 포기'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경선을 포기하겠다'고 한 이 지사의 발언을 언급하며 "말씀 잘하셨다. 그렇다면 경선을 포기하시라"고 했다.

배 대변인은 "그동안 '지사 찬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재명 후보 측은 줄곧 외면해 왔다. 기본소득 홍보를 위해 수십억 원의 혈세를 쓰고 학교와 학생들까지 동원하는 행태를 더이상 두고 보기는 어렵다. 이제 당 선관위원장까지 나섰다. 진심으로 경기 도정을 걱정한다면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자세를 보이시라"고 이 지사의 사퇴를 압박했다.

그러나 이재명 열린캠프 쪽은 "경기도지사직은 1380만명의  도민께서 이재명 지사에게 맡기신 책임"이라며 "이재명 도지사는 아무리 힘들어도 주권자와의 약속을 최선을 다해 지킬 것"이라고 지사직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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