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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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안, 국회 국토해양위에서 부결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0.06.2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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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과 여당 친박계 반대로 저지... 한나라당 친이계, 본회의 표결 강행?

▲ 국회 국토해양위 송광호(한나라당) 위원장이 22일 오후 세종시 수정안 표결에 앞서 국토해양위원장실에 잠시 머물고 있다.
ⓒ 데일리중앙 윤용
이명박 정부가 강한 집착을 갖고 추진했던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수정을 위한 세종시 관련 4개 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22일 국회 상임위에서 부결됐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위원장 송광호)는 22일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세종시 수정 관련 법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야당과 한나라당 친박(친 박근혜)계의 반대로 부결됐다.

세종시 수정 법안 가운데 핵심인 행정도시특별법 표결에 국토위 소속 의원 31명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18명이 반대, 1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친박 성향의 송광호 위원장은 기권했다.

반대표를 던진 18명은 민주당 9명, 자유선진당 2명, 민주노동당 1명과 조원진·유정복 의원 등 한나라당 친박계 의원 6명이다.

이로써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과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이고자 했던 세종시 수정은 사실상 동력을 잃게 됐다.

그러나 상임위에서의 부결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일부 친이(친 이명박)계 의원들이 세종시 수정안 본의회 상정 및 표결 강행 입장을 보이고 있어 여야 갈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현행 국회법은 '위원회 결정 뒤 의원 30인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본회의에 부의해야 한다'(제87조)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예외적인 규정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다음주 초(28~29일) 세종시 수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내부적으로 결정을 하고 세종시 수정안 불씨를 계속 살려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본회의 상정을 위한 30명 서명 작업이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 입장도 분명해졌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 처리는 일반 법안과는 그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지난 9개월간 찬반논란으로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군 국민적 관심사"라며 "어떤 식의 결론이 나던지 국회 공식회의에서 토론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누구도 이 토론을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며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을 기정사실화 했다.

▲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22일 국회 국토해양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부가 제출한 세종시 수정을 위한 관련 법안 표결에 앞서 안경을 고쳐쓰는 등 복잡한 심경을 내보이고 있다. 결국 이날 표결에서 세종시 수정안은 야당과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 데일리중앙 윤용
이에 대해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은 온몸으로 저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큰 파란이 예상된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수정안 부결 직후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 국토해양위에서 세종시 수정안 관련 법률안이 최종 부결된 것은 민심을 반영한 사필귀정"이라며 "정부는 이 문제로 1년 가까이 나라를 뒤흔들게 하고 갈등을 부추긴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국토위에서 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본회의에 탈법적으로 부의하겠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대응은 갈등만 부추길 뿐 사실상 세종시 수정안을 살릴 수 없음이 명백하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도 이날 국토위 표결에 앞서 권선택 원내대표와 김창수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시 수정안 본회의 표결 강행 방침에 대해 "6.2 지방선거의 민심을 역행하고, 국회 상임위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무시한 반의회주의적 행태"라며 총력 저지 입장을 밝혔다.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은 "이로서 세종시 수정안은 지난 1년여간 꺼지지 않는 국정혼란의 불씨로써의 수명을 다했다"며 "더 이상 세종시 수정안으로 인해 국민과 정부가 대결하고, 국회파국과 국정혼란이 지속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이명박 정권의 세종시 수정을 위해 총대를 메고 나선 정운찬 국무총리에 대해 "세종시 수정안과 같이 이제 수명을 다했으니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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