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꼼수다> 여의도 공연... 3만명 "씨바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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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꼼수다> 여의도 공연... 3만명 "씨바 FTA"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1.11.30 23:3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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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쫄지 않아"... '이명박 퇴진' '한나라당 해체' 'FTA 반대" 합창

"쓉새끼" "개새끼" "전원 연행해"
"더 이상 지고 싶지 않다" "우린 쫄지 않아"

30일 밤 서울 여의도 문화광장에는 한미FTA 반대를 위해 최대 3만여 명(주최 쪽 추산 5만명, 경찰 추산 1만6000명)이 모였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한미FTA 반대" "이명박 퇴진" "한나라당 해체"를 외쳤다.

"한미FTA, 너 누구냐?"

이날 저녁 7시30분부터 시작된 '버라이어티 가카 헌정 콘서트' <나는꼼수다> 서울특별공연에는 이처럼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전국에서 수만명의 시민이 모여 반FTA를 합창했다. 여기서 '가카'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꼬아 호칭한 것이다.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사전행사에서는 FTA 매국송 콘테스트로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7명의 경연 참가자가 매국송에 거론된 국회의원(한미FTA 비준안 찬성 의원) 151명의 이름을 차례로 불러내자 객석에서는 폭발적인 함성과 야유가 터졌다.

이날 '나꼼수' 공연 주최 쪽은 보수언론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와 KBS·MBC·SBS·MBN의 취재를 제한했다. 탁 교수는 "그 이유는 말 안해도 그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했다. 거론된 언론들은 국민의 편에서 사실을 보도하기 보다는 권력의 편에서 꼼수를 부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앞서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은 지난 22일 오후 기습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열어 한미FTA 비준안을 직권상정 날치기했다. 그날 표결에 참가해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151명, 이들이 날치기 하는데 걸린 시간은 5분, 실로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했다(아래 묶음기사 참조).

사전 행사가 마무리되고 오후 8시 정각 '나꼼수' 4인방이 무대에 올랐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국회의원, 김용민 전 교수, 주진우 시사인 기자다. 달궈질 대로 달궈진 현장 분위기는 이들의 등장으로 터질 듯한 함성과 연호가 이어지며 절정으로 치달았다.

또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 공지영씨가 무대에 올라 정봉주 전 의원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하는 등 재치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FTA 폐기'라고 적힌 깜찍한 고양이 가면을 쓰고 등장한 공지영씨는 "평생 무대에 올라본 것보다 최근 한 달 새 무대에 오른 것이 더 많다"며 "이게 다 가카(이명박 대통령) 덕분"이라고 꼬집었다.

"쓉새끼" "개새끼" "전원 연행해"

김용민 교수의 성대모사로 조현오 경찰청장에 대한 비웃음과 조롱도 이어졌다. 그때마다 3만여 객석에서는 웃고 떠들고 박수치며 장단을 맞췄다.

이어 한미FTA 저격수들이 무대 위에 총출동했다. 정동영·최재천·이정희·심상정·김선동·박영선, 전현직 국회의원들이다.

▲ 30일 밤 서울 여의도 문화광장에서 열린 '버라이어티 가카 헌정 콘서트' <나는꼼수다> 특별공연에는 쌀쌀하고 궂은 날씨 속에서도 3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 데일리중앙 석희열
주진우 기자에게 누나라는 말을 들은 박영선 민주당 국회의원은 상기된 표정으로 "나꼼수가 세상을 바꾼다"고 말해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같은 당 정동영 국회의원도 "나꼼수가 죽지 않으면 한미FTA 막을 수 있다"고 소리쳤다.

정 의원은 이어 "요즘 아침 저녁으로 조중동으로부터 비판과 증오를 많이 받고 있다. 한미FTA를 저지시키는 것이 저의 소명이기 때문에 조중동의 비판과 증오를 달게 받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김어준 총수가 한미FTA 저격수들에게 "한미FTA를 저지할 방법이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한미FTA는 우리의 미래를 완전히 헌납하는(갖다바치는) 것"이라며 "12월 10일 이 자리에 100만명만 모이면 FTA를 저지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대답했다.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면서 "끝까지 투쟁의 한 길로 나가자"고 선동했다.

정동영 의원은 에콰도르의 성공 사례를 소개하며 우리도 한미FTA를 파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콰도르가 2006년 5월 16일 미국과 FTA를 파기했다. 국민적 저항이 폭발하면서 구티에레스 대통령이 축출되고 새로 등장한 팔라시오 대통령이 FTA를 파기한 것"이라며 "에콰도르도 했는데 우리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30일 밤 서울 여의도 문화광장에서 열린 '버라이어티 가카 헌정 콘서트' <나는꼼수다> 특별공연에 초대 손님으로 참가한 정동영 민주당 국회의원이 한미FTA 저지를 위한 강렬한 발언을 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석희열
최재천 전 국회의원은 "주권은 권력을 향해 욕을 할 권리, 화낼 권리, 쫄지 않을 권리, 그리고 청와대를 향해 오줌을 갈길 권리가 다 포함된다"며 "결국 한미FTA를 하고 안하고의 최종 결정권은 주권을 가진 국민, 바로 여러분에게 있다"고 사자후를 토했다.

이날 여의도 광장을 함성으로 뒤덮은 반FTA 대규모 집회에서는 장장 3시간 동안 온갖 풍자와 야유로 이명박 정권을 규탄했다.  집회(공연)를 마친 참가자들은 밤 10시30분께 자진 해산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대의 국회 진출에 대비해 국회 앞에 대형버스로 차벽을 치고 100개 중대 8500여 병력을 현장 주변에 배치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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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피 2011-12-02 08:50:51
한나라당 그냥 알아서 사라져주라. 너그들은 진짜 정당이 아닌사. 그 이유는 니들이 더 잘 알겠지.

내장산 2011-12-02 08:45:53
대책없는 정부로세. 저걸 어쩌면 종대 글쎄. 골때리는 차와대하고 한나라당이 문제로세.

조상학 2011-12-01 11:55:57
이 책임이 누구한테 있나? 바로 대통령이다.
국민아 반대함 들어볼 생각을 해야 지
자기 마음대로 국정을 밀어붙이가 오늘의
사태가 온 것이다. 오죽하면 퇴진하라고
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