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 광고비 폭증... 안홍철 사장 거취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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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공사 광고비 폭증... 안홍철 사장 거취 때문?
  • 김용숙 기자
  • 승인 2015.10.02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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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의원, 안 사장 거취 거론하며 국감장 퇴장... 투자공사, '연봉 그랜드슬램' 달성

▲ 국회 기획재정위 새정치연합 김현미 의원은 한국투자공사의 지난해 광고비 집행이 갑자기 폭증했다며 이는 안홍철 사장의 거취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안 사장의 거취 문제를 거론한 뒤 국감장을 퇴장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한국투자공사(KIC)의 2014년 광고비 집행 내역이 전년대비 232% 폭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도별 3000만원에서 최고 7000만원 수준에 머물던 광고비가 2013년 12월 안홍철 사장이 취임한 다음해인 2014년 2억4855만원으로 급증했다. 취임 직후 악성 트윗 논란으로 본인의 거취가 불분명해진 사장이 의도적으로 광고비 집행 실적을 늘린 게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안홍철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야당과 시민사회로부터 박근혜 정부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며 줄곧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또 황제 출장 논란과 함께 사장, 임직원 연봉을 310개 공기업 중에서 가장 많이 책정해 방만 경영이라는 질타도 받고 있다.

안 사장은 지난해에만 4억750만원의 연봉을 챙겼다. 전체 공공 기관장 310명의 평균 연봉이 1억5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2.7배 많은 연봉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한국투자공사는 사장뿐만 아니라 상임 이사 및 감사는 물론 직원까지 모든 직급에 걸쳐 전체 공공기관 중에서 최고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한국투자공사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034만원이다. 이는 공공기관 직원 평균 연봉 6310만원의 1.7배에 해당한다.

KIC는 기관장 연봉, 직원 연봉, 성과급 등 세 가지 분야에서 전체 공공기관 중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른바 '연봉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이다.

KIC는 2014년 광고비 폭증에 대해 "직원 채용, 결산 공고 등 경영상 필요한 광고만을 집행해 왔다"면서 채용 공고 증가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국회 기획재정위 새정치연합 김현미 의원은 "억대 광고비가 집행된 작년 채용 실적은 34명으로 3785만원이 소요된 2012년, 462만원이 소요된 올해 39명보다도 적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유난스런 광고비 집행실적 증가에는 논란에 휩싸였던 사장의 거취 문제가 직접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최근 6년간 한국투자공사 광고 집행 및 경력직원 채용 현황(단위: 만원). 안홍철 사장이 취임한 직후인 2014년 광고비 지출이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자료=한국투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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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대선 시기 혐오스런 악성 트윗 문제에 대해 국회에서 사장 사퇴 요구를 받은 직후인 2014년 2월 경제지에 광고를 집행하던 예년과 달리 전년도 집행 금액의 절반을 들여 조선, 중앙, 동아, 한겨레 등 대규모 일간지 광고를 집행했다. 2014년 한 해에만 8차례에 걸쳐 광고를 집행했다. 2억4800만원의 예산을 물쓰듯 펑펑 썼다.

김 의원은 "공사의 예산을 사장이 사적 유용하다시피 한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공사 쪽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입장을 듣기 위해 한국투자공사 담당자에게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한편 김현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안행위의 한국투자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홍철 사장의 거취 관련한 의사진행 발언을 한 뒤 곧바로 퇴장했다.

김 의원은 "안홍철씨는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야당 대통령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한 트윗을 수차례 올렸다"면서 "상대 후보와 전직 대통령에 대해 그런 식으로 인신공격을 한 사람이 수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자리에서 수억원의 나랏돈을 주무르게 하는 게 과연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국민통합이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안 사장이 앉아 있는 증인석을 바라보며 "안홍철씨가 앉아있는 이 공간 자체가 정의롭지 않다. 안씨는 인격적으로 결함이 있어 저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면서 안 사장의 사퇴을 압박했다.

김 의원은 이렇게 의사진행 발언을 한 뒤 질의는 서면으로 대신하기로 하고 국감장을 떠났다.

한국투자공사 대외협력실 직원들은 이날 국회 국감장에 나와 어디론가 바쁘게 전화를 하는 장면은 목격됐지만 기자의 질문에는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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