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항쟁 31돌... 20세기 마지막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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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항쟁 31돌... 20세기 마지막 대장정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8.06.10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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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의 시대 80년대... 시대의 품으로! 세상의 품으로!
신군부에 대한 저항
1980년대 서울대 졸업식 장면. 전두환 등 신군부에 대한 항의의 표현으로 서울대생들이 졸업식 참여를 거부하고 교문 앞으로 진출해 반독재 민주화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암울했던 80년대-. 치열했으며 그래서 그때 20대를 보낸 젊은 청춘들은 하나 같이 혁명을 꿈꾸던 시기였다.

누구도 역사의 대장정에서 비껴난 삶을 살 수가 없었다. 굴곡이 많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장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민주주의에 대한 도덕적 복무는 자연히 파쇼와 그 부역자들에 대한 심판으로 나타났다. 그것은 스스로의 의지로도 어쩔 수 없는 준엄한 역사의 대세였으며 당위였다.

저항의 시대 80년대. 치열했던 만큼 동지애도 진했다.

종속과 굴종의 굴레로부터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었던 오욕의 시대, 우리의 위대한 대장정은 실로 역사의 합법칙이며 당위였다. 아무도 그걸 방해할 수 없었으며 어떤 세력도 우리의 찬연한 행진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일부 배신자들과 우개량주의자들이 마치 반도 남쪽의 변혁운동이 종말을 고한듯이 떠들어대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들의 분리책동을 걸음마다 저지 파탄시켰다.

그때 우리는 노동계급과 대중을 모든 진보운동의 주체로 준비시키기 위한 사업에 선차적인 힘을 놓았다. 우리의 스크럼을 가로막는 자에겐 불벼락과 함께 단죄의 칼날이 떨어졌다.

파쇼와 그에 기생하는 반역자들의 그 어떤 논리로도 우리의 견고한 논리와 당위성을 이기지는 못했다.

바야흐로 1987년 6월 반도 남쪽에서는 20세기 인류 역사상 마지막 대장정이 그 서막을 알렸다. 세계의 양심과 지성이 우리를 격려했다.

이날의 성난 파도는 뜨겁고도 장렬했다. 너도 나도 무릎 꿇고 살기보다 차라리 서서 죽기를 각오했다.

▲ 1987년 1월26일 고문치사로 숨진 서울대생 박종철씨 추모식에 참가한 박씨의 어머니 정차순 여사가 학생들의 추모사를 들으며 울부짖고 있다. 치안본부 대공분실의 박종철씨 고문치사 사건은 그해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사진=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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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국민대회는 그야말로 30년 군부통치의 질곡을 단박에 사르는 거대한 불꽃이었다. 몸서리쳐지는 억압과 굴종의 사슬을 끊어버리고 마침내 참민주 세상을 향해 달려가는 역사적 시민항쟁의 분수령이었다.

독재와 불의에 감연히 맞서 민주주의를 쟁취하고자 한 국민들의 숭고한 용기와 열정이 만방에 빛났다. 굴곡 많은 우리 현대사에서 실로 찬연한 순간이었다.

마침내 우리는 백전백승 불패성을 힘있게 과시하며 역사 앞에서 승리의 월계관에 입맞춤했다.

우리들 중 어느 누구도 투쟁으로 금자탑을 세우고자 하지는 않았지만 훗날 역사는 우리 모두를 영웅으로 기억할 것이다. 6월항쟁은 끝내 2016년 촛불혁명으로 이어졌고 이는 청사에 영구히 빛날 것이다.

공권력에 짓밟힌 대학 캠퍼스
1989년 6월 20일 오후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 관련 행사가 열리고 있던 서울 행당동 한양대 노천극장에 경찰 공권력이 최루탄을 쏘며 진입해 현장에서 무더기로 연행한 대학생들을 땅바닥에 꿇어앉히고 있다. (사진=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 데일리중앙

중국의 사상가 노신(魯迅)은 그의 글 <고향>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이는 마치 땅 위의 길과도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그것이 곧 길이 되었다."

한 치의 풀어짐도 허용하지 않았던 80년대 민주화 도정도 노신이 말한 '희망'과 같은 것이었다. 그것이 이제 길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걸어가고 있지만 그것은 결코 저절로 얻어진 길은 아니다.

100만 구름 인파
1987년 7월 9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치러진 연세대생 이한열씨 장례식에 100만명이 넘는 구름 인파가 몰려 당시 전두환 군사정권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 주었다. (사진=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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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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