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적폐중의 적폐"... 그들만의 리그 끓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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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적폐중의 적폐"... 그들만의 리그 끓어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9.26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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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노조, 김병원 회장 철저한 수사와 사퇴 촉구... 농민 직선제로 비리 고리 끊어내야
▲ 전국협동조합노조와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폭로하고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현행 일부 대의원 조합장 간선제 방식의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확 바꿔야 한다는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김병원 회장은 지난 2016년 1월 12일 농협중앙회장 선거 당일 선거운동을 했다는 점 등 각종 불법행위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줄곧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검찰은 김병원 회장의 불법적인 선거운동과 공동 피고인들의 불법 선거운동 및 조직적인 증거인멸 시도에 그해 7월 11일 공동 피고인 13명과 더불어 김 회장을 기소했다.

법원은 검찰의 기소로 지난해 8월 11일부터 김병원 회장 등 피고인 13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김병원 회장의 공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월 11일 증인신문 과정에서 증인들의 입에서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김 회장이 당선된 뒤 수차례에 걸쳐 조합장 및 조합임원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아 챙겼다는 증언들이 쏟아진 것.

전국협동조합노조와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을 둘러싼 의혹을 폭로하고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다시 한 번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충남 온양의 모농협 조합장인 증인 김아무개씨는 농협중앙회장 선거 후 김병원 회장의 당선 축하 선물로 350만원짜리 황금열쇠를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황금열쇠 구입을 위해 김 조합장은 충남지역 농협 조합장들에게 10만원씩 걷었으며 이 비용은 각 농협 비용에서 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에게 황금열쇠를 전달한 김 조합장은 이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으로 선출됐다.

또 당시 서울지역 모농협 상임이사였던 조아무개씨 증언에 따르면 박아무개 농협 조합장은 김 회장 당선 뒤 축하금으로 현금 300만원을 건넸다. 조씨도 현금 100만원을 김 회장 쪽에 전달했다.

황금열쇠를 건넨 온양의 김 조합장 경우처럼 현금 300만원을 전달한 박 조합장은 농협경제지주회사 이사로 선출됐다.

김병원 회장 공판 증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김 회장에게 당선 축하 금품을 제공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농협중앙회 및 각 지주회사의 이사가 되는 등의 영전을 누린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 농·축협은 1131개에 이른다. 상임이사까지 김 회장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사실을 미뤄볼 때 황금열쇠나 현금을 싸들고 농협중앙회 회장 비서실 문을 들락거린 사람들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경신 전국협동조합노조 위원장은 "농협중앙회 및 농협중앙회 각 지주사 아래 81개 자회사의 임원 482명 가운데 128명이 현직 조합장들인데 이들이 과연 모두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농협중앙회나 각 자회사의 임원이 됐겠냐"며 부정한 금품 수수와 청탁 의혹을 제기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김병원 회장에 대해 불법 선거운동에 뇌물수수 혐의까지 전직 농협중앙회장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며 '적폐 중의 적폐'라고 지적했다.

민경신 위원장은 "김병원 회장과 일부 조합장들이 적폐 청산이 아닌 적폐 옹호를 위해 똘똘 뭉쳐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일부 조합장들이 대의원으로 가서 거수기로 전락해 주고받기식의 그들만의 리그 구성에 부역하고 있다는 것.

민 위원장은 이어 "권력과 중앙회장, 조합장의 비리 고리를 끊어 내기 위해선 200만 농민의 손으로 직접 농협중앙회장을 뽑아야 한다"며 농협중앙회장 농민 직선제를 주장했다.

현행 체제로는 농협중앙회가 농민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농협중앙회장 만을 위한 조직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개탄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현재 농협중앙회장 선출은 전국 농·축협 조합장 1100여 명 가운데 280여 명의 대의원 만이 투표에 참여하는 조합장 간선제 방식으로 이뤄진다. 국회에는 현행 대의원 조합장 간선제 방식 대신 조합장 직선제를 내용으로 하는 농협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농협중앙회 쪽은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 논란과 관련해 법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므로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한편 농협중앙회 회장 선출 방식 논란과 관련해 국민 절반 이상은 농혁개혁 차원에서 농민 직선제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9월 한백리서치와 한국입법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실시한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 관련 여론조사 결과 53.8%가 '전국 단위농협 전체 조합원 직접 참여 선출 방식'을 꼽았다.

반면 '전국 단위농협 조합장 참여 통한 선출 방식'은 23.3%, 현행 방식의 '일부 대의원 조합장만 참여하는 선출 방식'은 6.5%에 그쳤다. '잘 모름' 16.3%

이 조사는 지난 2015년 9월 7일 만 19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50%, 무선전화 50% 병행 ARS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이뤄졌다.

통계 보정을 위해 행정자치부 2015년 8월 말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으로 성·연령별·권역별 인구 구성비에 기반한 비례 할당 무작위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4.4%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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